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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흑철의 어영’ 클리셰가 주는 안정감과 신선한 타격감[TEN리뷰]

텐아시아 조회수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과 관련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994년 처음 시작한 ‘명탐정 코난’ 시리즈는 29년째 연재 중인 그야말로 장수 시리즈다. 그 때문에 익숙함과 신선함 사이에서 경계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에 오랫동안 시리즈를 봐왔던 관객들과 새롭게 보는 관객들 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기 때문. 26번째 극장판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이하 ‘흑철의 어영’)은 20번째 극장판 ‘순흑의 악몽’ 이후 무려 7년 만에 검은 조직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인 만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흑철의 어영’은 시스템에 발이 묶인 인간의 아이러니를 주목함과 동시에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인터폴의 최첨단 해양시설 ‘퍼시픽 부이’에서 개발 중인 ‘전 연령 인식’ AI 기술을 차지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그린다. 코드명 ‘셰리’ 즉 하이바라(장미)를 추적하려는 검은 조직과 대항하는 코난, FBI, 공안 경찰의 절체절명 순간을 담았다. 그간 하이바라가 정체를 숨길 수 있었던 이유는 숨어지내기만 하면 목격될 위험이 적었기 때문인데, 이 시스템 아래에서는 그 누구도 포위망을 빠져나갈 수는 없다.

사각지대가 없는 세계 안에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하이바라는 이제 검은 조직의 눈앞에 가까이 다가섰다. 비단 영화 속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흑철의 어영’이 이야기하는 방식은 낯설지 않다. 블록마다 CCTV가 배치된 현실과 영화의 세계관은 포개진다. 그렇기에 12세 관람가지만, 어른들을 향해 ‘지금의 현실이 맞는지’라고 꼬집는 모양새로 비치기도 한다.

하물며 최근 화두가 되는 할리우드의 파업 역시 쟁점은 AI라는 점에서 단순히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을 넘어 현실의 고민을 끌어온 지점들이 눈에 띈다. 지난 5월 시작된 미국 작가 조합(WGA)의 파업에 뒤따라 동반 파업을 시작한 할리우드 배우 조합(SAG-AFTRA)으로 지금 영화계는 시끌시끌하다. 파업의 이유는 넷플릭스 및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인공지능 배우를 도입하면서 발생하는 디지털 초상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영화는 시스템의 사용법을 이용해 살인사건을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면서 딥 페이크가 지닌 위험성을 지적한다. 그만큼 영상 데이터의 무분별한 사용은 위험 요소이다.

해수면 아래에서 주요한 사건이 벌어지는 ‘흑철의 어영’은 어두컴컴한 바다에서 숨겨야 할 것과 드러내야 하는 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작가 아오야마 고쇼의 심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29년간 장기 연재를 해오며 언젠가는 검은 조직과 코난, 하이바라가 정면 대결을 해야 하는 순간을 언제로 설정해야 할지 고민했을 터. 7년 만에 검은 조직을 등장시키는 만큼 그동안 해수면의 깊은 곳에 숨겨둔 이야기를 하나씩 결심하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검은 조직과 관련한 잠입한 요원들의 정체는 이미 밝혀진 지 오래고 코난의 정체를 아는 사람도 하나둘씩 늘어났다.

다만 완전하게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영화 속에서 검은 조직에게 납치당한 하이바라는 코난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오르지만, 여전히 검은 조직은 잠수 아래에 머물며 찰나의 순간 그 모습이 완전히 드러난다. 그 때문일까. ‘흑철의 어영’은 끊어져 있던 검은 조직과의 연결고리를 잇는 것에 그다지 매끄럽지만은 않다.

그동안 괴도 키드나 공안국 경찰로 검은 조직에 잠입한 아무로 토오루(제로)에 더 초점을 맞췄던 만큼 그 격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를 챙겨본 관객들이 검은 조직의 등장에 반가워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익숙한 클리셰는 관객들에게 일정한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오히려 빠지면 섭섭하지’라고 할 정도로 코난의 벨트에서 나오는 부풀어 오르는 축구공과 보드는 이번에도 만능 무기가 된다. 무엇보다 검은 조직을 쫓는 산길 추격신과 란(미란)의 발차기는 영화의 묘미로 꼽힐 정도로 심장을 쫄깃하게 한다.

여성들의 연대도 눈에 띈다. 검은 조직에 의해 함께 납치당한 하이바라와 ‘퍼시빅 부이’의 시스템 기술자 나오미, 조직에 잠입한 키르/미즈나시 레나, 베르무트는 각자의 방식으로 위기로부터 빠져나오기를 시도한다. 하이바라의 도청을 눈치챈 키르는 사실 CIA 요원으로 검은 조직의 잠수함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은근슬쩍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나오미가 시스템을 만든 것을 후회하자 하이바라는 용기를 주기도 한다. 하이바라는 “고작 어린애들이 뭘 할 수 있다고?”라고 말하는 나오미에게 “그게 왜요? 어린애들이 뭐 어때서?”라고 반박하며 탈출을 끝까지 돕는다. 비밀로 인해 무언가 직접적인 것을 말할 수 없지만 이어지는 여성들의 연대와 AI 이슈를 반영한 ‘흑철의 어영’은 익숙함과 신선함으로 무장했다.

물론 AI라는 시스템을 중심에 둬 그간 보여주던 화려한 액션보다는 대사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에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소재에 비해 다소 평면적인 스토리로 인해 초반부 흥미보다는 후반부에서 힘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철의 어영’을 통해 해수면 아래에 숨겨뒀던 비밀을 수면 위로 꺼내기로 시작한 시도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연재했지만, 시대의 흐름의 발맞춰 형태를 조금씩 바꾸려는 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바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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