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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없는 추모 공간, 땅바닥에 쌓인 국화…교사들 분노의 구호 “열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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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죽음에 동료 교사들이 울분을 토해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최근 사망한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근조 리본을 묶고 있다. / 이하 뉴스1

지난 20일 오후 서이초등학교 정문 앞에 숨진 교사 A씨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교사들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학교는 정식 분향소를 마련하지 않았고 오후 4시부터는 경찰이 출동해 추모객의 이동을 통제했다. 이 소식은 이날 오마이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20일 오후 최근 담임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한 어린이가 추모꽃을 놓고 있다.

이날 학교 정문 앞에는 A씨를 추모하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추모 공간에는 A씨의 사진도 없었고 추모 꽃다발은 모두 땅바닥에 쌓였다.

경기도 용인에서 23년째 체육을 가르치고 있다는 50대 교사 B씨는 “경찰이 죽으면 경찰서 바닥에 국화를 두고 가라고 할 거냐. 왜 교사의 죽음을 이렇게 취급하냐”라며 “사진도 없이, 장마 기간인데 천막도 없는 곳에 추모하라는 말이냐”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유족이 추모를 원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방과 후 수업을 듣고 있어 교내 출입이 불가하다”라고 해명했다.

정문 앞에서 출입이 가로막힌 교사들은 모두 “추모할 수 있게 비켜달라”, “막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항의했다. 그런데도 경찰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교사들은 “(정문) 열어줘!”라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처음 구호 제창을 제안한 50대 교사 C씨는 “젊은 교사의 죽음이 교육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런 현실을 같이 애도하려고 온 것”이라며 “(교사들이) 공권력에 저항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추모조차 막는 게 참을 수 없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동안 교사들은 참고 또 참았다”라며 “이 정도도 애도를 표현하지 못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어떻게든 저희의 의지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매체에 말했다.

정문과 담벼락에 붙은 추모 메시지도 눈길을 끌었다. 포스트잇에는 “교사가 정당한 생활지도를 할 수 있게 해달라”, “힘든데 왜 꾹꾹 참고 있었어. 술 마시자고 불러냈어야지”, “혼자만 끙끙 앓게 해서 미안해” 등 내용이 담겨 눈물을 자아냈다.

특히 20년 차 교사라는 D씨는 추모 메시지를 읽다가 오열하기도 했다. 그는 “저도 5년 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5년 전보다 더 심해진 상황”이라며 “편지에 ‘발령 이후 단 한 번도 행복하지 못했을 이곳’이라는 표현이 너무…”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사람이 그만두지 않는 한, 죽어야만 누군가 들어주는 상황이 됐다는 게 너무 힘들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오후 6시께 정문 앞에는 영정 없는 추모 공간이 다시 만들어졌다. 학교 측은 “학교 앞 임시 추모 공간은 오늘(20일) 오후 9시까지 가능하다”라며 “내일(21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서울특별시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추모할 수 있다”라고 매체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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