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장마철 잦은 비로 인해 시금치·상추·오이 등 일부 채소류 가격이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시금치는 지난 달보다 130% 가까이 올랐으며 상추는 72% 상승했다. 오이도 지난 주보다 67%가 올랐다.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상추를 고르고 있다. 2023.7.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계속된 폭우로 피해를 본 농가가 속출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특히 시금치, 상추 등 녹색 채소 가격이 한 달 전에 비해 2~3배가량 오르면서 서민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적상추의 도매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4kg에 5만4840원이다. 1만9345원이었던 1개월 전과 비교해 약 3배(219.0%)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시금치는 4kg 기준 1만7170원에서 5만4840원으로 3.2배(121.2%) 비싸졌다. 애호박, 오이, 깻잎 등의 가격도 한 달 전과 견줘 2~3배 올랐다.
지난주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농축산물 농가 피해가 커지면서 출하량이 감소해 농산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농경지 3만3000여㏊가 침수되거나 낙과, 유실·매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 290㏊의 114배 수준이다.
이처럼 연이어 오르는 밥상 물가에 주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58)는 “휴가철이라 고기 가격도 올랐는데 상추, 깻잎 등 채소 가격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며 “특히 장마 기간은 작물이 햇볕을 잘 못 받다 보니 맛이 없는 경우가 많아 비싼 건 아예 안 사게 된다”고 밝혔다.
대구에 거주하는 주부 정모씨(55)는 “한 포기에 3500원 하던 배추는 7000원으로, 1000원 정도던 단배추는 3000원으로 올랐다”며 “마트에 가 보면 비싸졌다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요즘은 될 수 있으면 안 사 먹고 냉장고에 있던 재료로 해 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농산물을 취급하는 상인들은 물량 부족에 농산물을 더 들여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농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63)는 “최근 비가 많이 오며 침수되는 농가가 늘면서 들어오는 물량이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여름이라 야채나 과일이 무르기도 하지만 더 많이 가져오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더 가져올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깃집, 샐러드 가게 등 초록 채소를 주로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은 필수 재료 가격이 급등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고깃집에서 일하는 박미영씨(43)는 “장마철은 원래 물가가 높아지지만 이번 여름은 그 시기가 더 빨리 찾아온 것 같다”며 “상추가격이 오르면 상추를 찾는 손님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 비싸다고 야박하게 안 줄 수도 없고 구비해놔야 하는데 가격이 2배 정도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기 가격도 오르고 공산품 가격도 증가하다 보니 가뜩이나 부담되는데 채소 가격까지 올라 걱정”이라며 “비가 더 내릴 텐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집중호우로 가격이 급등한 양파, 상추, 시금치, 깻잎 등을 오는 20일부터 농축산물 할인 지원 품목으로 선정했다. 1주일에 1인당 1만원 한도로 20~30% 정도 할인해 소비자 물가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또 호우 피해로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시설 채소의 경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출하를 장려하고 대체로 소비할 수 있는 품목의 출하를 확대하도록 기술 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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