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하이플러스, 5년간 ‘하이패스’ 선불금 2082억 계열사 대여금에 사용
[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SM하이플러스가 최근 5년간 하이패스 선불충전금 2082억원을 그룹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대여금 명목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752억원을 안전자산에 보관하지 않고 부동산과 대여금 등 위험자산에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1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M하이플러스가 최근 5년간 국민들로부터 고속도로 통행료 선불충전금으로 거둬들인 금액은 총 1조2203억원에 달하며 올해는 3월까지 2821억원에 이른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선불충전금 카드는 1275만738장을 돌파하며 국민 4명 중 1명은 하이패스를 사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선불충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자금보호조치 가입비율을 100%로 일원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자금융업자는 선수금 전부를 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SM하이플러스는 지난 3월말 기준 선불충전금 2821억원 중 예금에 770억원, MMF에 1300억원을 투자했고 430억원은 부동산 투자에 322억원은 대여금 등 위험자산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의원은 “선불충전금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SM하이플러스가 지금처럼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계속 허술하게 관리할 경우 국민 피해도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5년간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에게 대여한 금액도 2082억원을 넘겨 국민이 지급한 선불충전금이 SM그룹 배불리기에 동원되지 않았느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SM하이플러스는 개정될 전자금융거래법에 맞춰 지급보증보험 가입을 준비하고 사용처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5년간 대여금은 ▲2018년 410억원 ▲2019년 557억원 ▲2020년 320억원 ▲2021년 356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지난해 다시 440억원으로 증가했다. SM그룹 계열사나 특수관계인이 대여금을 갚지 못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이어져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정숙 의원은 “국민 다수가 이용하고 있는 하이패스 선불충전금이 특정 그룹과 기업의 배불리기용 눈먼돈으로 흘러가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며, “국민재산이 더 안전하게 보관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기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SM하이플러스뿐만 아니라 선불충전사업자에 대하여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전이라도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확실히 확인한 후 이를 어긴 사업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지도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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