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빗자루를 쓸듯 퍼트하는 브룸스틱 퍼터로 바꾼 뒤 고질적인 퍼트 불안에서 벗어난 안병훈이 미루고 미뤘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을 예고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안병훈은 14일 스코틀랜드 노스버윅의 더 르네상스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겸 DP 월드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총상금 9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1타를 쳐 단독 선두에 올랐다.
9언더파 61타는 2019년 대회 2라운드에서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가 세운 코스 레코드와 타이기록이다.
또 안병훈 개인 18홀 최소타이기도 하다. 2019년 윈덤 챔피언십 1라운드 62타가 그의 종전 최소타였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 담는 완벽한 경기를 펼친 안병훈은 “최고의 경기였다”면서 “드라이버, 아이언, 칩샷, 퍼트 모두 잘했기에 깨끗한 스코어카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10번 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안병훈은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13∼16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뽑아낸 안병훈은 2번(파4), 3번 홀(파5)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5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인 안병훈은 마지막 9번 홀(파3) 버디로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완성했다.
그린을 4번밖에 놓치지 않았고, 이 4번 그린 미스도 모두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14번의 버디 기회에서 9번을 살릴 만큼 퍼트가 기가 막혔다. 이날 안병훈은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을 때 홀당 퍼트 개수는 1.36개에 불과했다.
장타력에 볼 스트라이킹은 원래 좋은 안병훈은 퍼트가 불안해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는 벌써 PGA투어에서 175개 대회나 출전했지만 준우승 3번 했을 뿐 아직 우승이 없다.
작년에는 콘페리투어로 강등되기도 했던 안병훈은 이번 시즌에도 톱10 두 번뿐이다
안병훈이 고민이던 퍼트 불안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인 건 브룸스틱 퍼터를 쓰면서다.
이달 초부터 브룸스틱 퍼터를 들고나온 안병훈은 “애덤 스콧, 김시우 등 이 퍼터를 쓰는 선수들과 얘기를 해봤다. 그리고선 퍼팅 코치와 상의한 끝에 쓰게 됐다”면서 “보기도 나쁘지 않고, 느낌도 좋다. 퍼트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퍼터 덕분에 많은 버디를 잡아냈을 뿐 아니라 “파세이브도 많았고, 먼 거리에서 두 번 퍼트 마무리도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경훈이 5언더파 65타를 때려 공동 5위로 상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했던 이경훈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뽑아내는 깔끔한 경기를 펼친 뒤 “그동안 샷이 나빠서 부진했지만 인내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오늘도 바람이 심하고 어려운 코스에서 잘 인내했다. 핀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작년에 한국과 미국 코스와 다른 이곳에서 많이 걸 배웠다”고 말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 3위를 했던 김주형은 4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7위에 자리를 잡았다.
김성현이 1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46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공동 74위(이븐파 70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에서 건너간 선수 가운데 김비오가 이븐파 70타를 쳐 가장 좋은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김영수는 5오버파, 서요섭은 6오버파 76타로 부진했다.
데이비스 라일리(미국)가 7언더파 63타로 안병훈은 2타차로 추격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6언더파 64타로 공동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2언더파 68타로 공동 26위에 자리 잡았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잰더 쇼플리(미국)는 이븐파 70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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