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은주 기자] 배우 김성오가 ‘마당이 있는 집’으로 시각, 청각, 후각을 모두 자극하며 마지막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뿜었다.
지난 11일 종영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는 재호(김성오 분)가 주란(김태희 분)에 의해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김성오는 심신이 미약한 주란의 보호자이자 승재(차성제 분)의 아버지로 다정다감한 모습을 찰떡같이 그려냈다. 하지만 이웃들과의 교류를 제한하고, 뒷마당에서 본 것을 장난으로 애써 감추는 행동으로 재호의 내재된 폭력성을 서서히 드러냈다. 게다가 아내의 머리를 빗겨주는 일상적인 면마저 옭아매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 소름을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김성오는 수민(윤가이 분)의 폰을 손에 쥔 상은(임지연 분)에게 협박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옮겼어요?”라며 여유 넘치게 응수하는 태도로 범상치 않음을 확인시켰다. 여기에 차로 뛰어든 수민을 처음 본 날 “너 같은 것들, 그냥 태어나지 말지 그랬니”라고 귀에 속삭이는 나지막한 김성오의 목소리는 시청자들의 충격을 배가했다.
그런가 하면, 김성오는 가정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뻔뻔함과 후각까지 통제하는 가스라이팅의 진수를 담은 캐릭터를 결이 다른 광기로 터뜨리며 보는 이들을 섬뜩하게 했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말들을 던지는 재호의 무자비함에 분노에 휩싸인 눈빛을 더하며 인물의 캐릭터성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이처럼 김성오는 ‘마당이 있는 집’을 통해 시각부터 청각, 후각을 자극하는 열연을 펼치며 빌런 연기의 정수를 보여줬다. 더불어 디테일한 표정 변화를 통해 인물의 이중성을 유연하게 오가며 뇌리에 박히는 임팩트를 남겼다.
또한 무서운 흡인력을 자랑하는 김성오의 존재감은 매회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인생 캐릭터 메이커로서 그 자리를 굳건히 했다.
신은주 기자 sej@tvreport.co.kr / 사진=지니TV ‘마당이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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