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친구들과 한창 어울려 다닐 초등학교 5학년 때인 지난 2015년 혜성같이 브라운관에 나타나 뮤지컬 영재 칭송을 받았던 홍의현(19) 씨의 근황이 전해졌다. 올해 대입에서 예술과는 무관한 의대에 진학했다. 대다수 누리꾼이 그의 다재다능한 천재성에 초점을 맞춰 축하 메시지를 쏟아내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한국 뮤지컬의 희망을 의학계에 뺏겼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해 12월 강릉고 졸업생이 총동문회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글이 캡처돼 공유됐다.
‘홍의현 군 서울대 의대 합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글쓴이는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며 “강릉고에 최근 몇 년 간 서울대 입학자가 없었는데 이번 60회 졸업 예정자 중 홍의현 군이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고 알렸다.
이어 “학교 측에 물어보니 6~7년 만에 나온 서울대 합격자라고 한다”며 “총동문회 차원에서 축하 현수막을 게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공부하는 동문의 모습을 보여준 홍의현 후배의 서울대 합격을 축하드린다”고 다시 한번 축하 인사를 건넸다.
홍의현 씨는 다른 의대 진학자들과는 인생 궤적이 특이하다. 이번 진로 선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004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홍 씨는 초등학교 4학년(11세) 때인 2015년 SBS 영재 발굴 교양 프로 ‘영재발굴단’에 등장해 뮤지컬 영재로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방영된 Mnet 창작동요대전 ‘위키드’에서는 뮤지컬 곡과 동요들을 부르며 대중적인 무대에 서기 시작했다.
당시 뮤지컬 영재라는 수식어 외에 홍의현 군의 별명은 ‘장발장’이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완창했기 때문.
그는 9세 때인 2012년 레미제라블을영화로 보고 난 뒤 2시간 30분 분량의 영어 대본을 며칠 만에 외웠다. 덕분에 각종 영어 경시대회를 휩쓸고 토플 성적은 900점 만점에 890점, 상위 0%에 해당하는 언어 영재까지 돼 버렸다.
2015년에는 프랑스어까지 공부해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까지 총 3개 국어로 레미제라블의 모든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성인 음역을 아우르는 가창력에 캐릭터 빙의된 듯한 연기력까지 모두 독학으로 깨우쳤다는 것. 더구나 강릉에서는 뮤지컬을 볼 곳이 없어 단 한 번도 뮤지컬을 본 경험이 없다.
당시 영재발굴단에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인 김새롬은 “공연비를 내고 싶다. 몰입도나 무대 장악력이 너무나 훌륭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뮤지컬 배우 정성화는 “만 10세가 노래를 저렇게 부르는 거냐. 멋지다”며 “내가 볼 때는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5학년 중에 네가 레미제라블을 제일 잘하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후 소식이 끊겼던 그가 8년 만에 서울대 의대생으로 화젯거리가 되자 누리꾼들은 “다재다능하네”, “못하는 게 없네”, “의대생이 노래까지”, “운동까지 잘하면 문무예 다 갖췄네” 등 대단하다는 반응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쏟아냈다.
반면 “‘한국 뮤지컬의 희망을 의학계에 뺏겼다”,”화려한 뮤지컬계를 떠나 평범한 의대생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등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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