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살림 잘하는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프로당구 여섯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여자부 LPBA 최다 우승 역사를 썼다.
스롱은 9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3-2024시즌 2차 투어 ‘실크로드&안산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에서 용현지와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점수 4-3(6-11 11-3 11-4 5-11 11-7 7-11 9-2)으로 승리해 우승 상금 2천만 원을 품었다.
이로써 스롱은 2020-2021시즌에 프로 무대에 뛰어든 뒤 20개 대회 만에 여섯 차례 정상에 올라 명실상부한 LPBA 최강자로 등극했다.
직전 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4개월 만에 정상을 다시 정복한 그는 나란히 5회 우승을 달리던 김가영(하나카드), 임정숙(크라운해태)을 제치고 다승 단독 1위가 됐다.
반면 두 번째로 결승에 올라 프로 첫 승에 도전했던 용현지는 이번에도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두 선수는 최종 7세트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쳤다.
스롱은 첫 이닝 5득점으로 5-2로 성큼 앞서간 뒤 공타에 그친 용현지로부터 공격권을 넘겨받아 2이닝에 남은 4득점을 채워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스롱은 “비시즌 많은 봉사활동을 했는데, 이제 당분간은 당구만 더 연습할 예정이다. 제 목표는 더 많은 사람이 제 당구를 보고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제 어딜 가든 저를 알아보는 걸 느낀다. 더 잘하고, 더 많이 우승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뻐했다.
말없이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을 보낸 남편 김만식 씨에게는 “온 줄도 몰랐는데 남편이 부끄러운지 자리를 피해서 같이 우승 사진도 못 찍었다”며 “지난 5∼6년 동안 한 번도 경기를 직접 본 적이 없는데 오늘 처음 왔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제가 대회 다니느라 한두 달에 한 번씩 집에 갈 때도 많다. 남편은 집에 혼자 있는데 제가 들어갈 때마다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보고 요리도 해준다. 당구에만 집중하게 해준다”고 고마워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오후 1시부터 치러지는 비롤 위마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루피 체넷(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의 4강 1경기,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마민캄(베트남·NH농협카드)의 4강 2경기가 이어진다.
이어 오후 10시부터는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결승전이 열린다.
4bun@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