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결혼을 앞둔 커플은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준비에 정신이 없겠지만, 통장관리를 어떻게 할지도 미리 의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미국에서 결혼 후 통장을 합친 커플이 따로 관리하는 커플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경제문제는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8일 미국 투자매체 마켓워치는 미국의 상당수 커플이 결혼 후에 경제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앞둔 커플 중 49%가 결혼 후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의논하지 않으며, 41%만 서로의 연봉을 공개하고, 36%만 자신이 진 빚을 얘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돈에 대해 솔직히 공개하지 않는 것은 파트너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고, 커플의 관계를 깨뜨리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사랑해 결혼했지만, 막상 결혼 후 배우자의 신용 점수가 겨우 530점(미국 하위 9%)이라는 걸 알게 되면 결코 기분이 유쾌할 수 없을 것이다. 결혼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혼으로 한 가정을 꾸렸을 때 커플이 직면하는 첫 문제는 통장을 합칠지 아니면 따로따로 관리할지다.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을까?
왜 중요한가?
커플이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논의는 쉽게 지칠 수 있는 주제다. 돈을 어떻게 쓰는지는 개인의 가치 판단이 담기는데, 그 기준이 서로 다르다면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정답은 재산을 공유하고 통장을 합치는 것이다.
스캇 릭 미시건대 마케팅 전공 교수/사진=스캇 릭 교수 트위터 |
이유는 통장을 합치는 게 더 행복한 결혼생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혼 가능성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캇 릭 미시건대 마케팅 전공 교수는 지난 3월 ‘소비자 연구 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실린 ‘공동의 돈: 은행 계좌 구조와 커플의 관계 역학'(Common Cents: Bank Account Structure and Couples’ Relationship Dynamics)를 통해 통장을 합친 커플이 각자 관리한 커플보다 더 행복하게 느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그는 “통장 관리와 행복감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통장을 합쳐서 더 행복해진 것인지 또는 행복하기 때문에 통장을 합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릭 교수와 공저자가 230쌍의 신혼커플을 2년 동안 추적조사한 연구에서 첫 번째 그룹은 통장을 합쳤고, 두 번째 그룹은 통장을 따로 관리했으며, 마지막 그룹은 통장 관리의 조건이 없었다. 연구자들은 수 개월마다 커플들의 관계에 대해서 물었으며 통장을 따로 관리하거나 원하는 대로 관리(대부분이 따로 관리)한 커플은 관계 만족도가 전형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즉, 결혼 시점에 가장 행복했으나 신혼 여행 기간 후에는 만족도가 점차 하락한 것이다.
세 그룹의 관계 만족도 추이/사진=‘공동의 돈: 은행 계좌 구조와 커플의 관계 역학’에서 캡쳐 |
하지만 통장을 합친 커플은 결혼 초기 단계의 행복감을 유지했으며 관계 만족도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이나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릭 교수는 “2년 뒤에는 통장을 합친 커플이 다른 커플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부분적인 이유는 통장을 합친 커플이 돈 문제에 관해서는 생각이 같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대화의 물꼬가 열리면서 더 많은 문제에 대해 커플의 의견이 일치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릭 교수는 “사람들은 ‘어제는 내가 했으니 오늘은 당신 차례’라는 점수 기록 방식을 벗어나고 싶을 것”이라며 “통장을 따로 관리하면 ‘이건 내가 냈으니 저건 당신이 내요’라는 식으로 진행되기 쉬우며 대다수는 ‘네 돈 내 돈’이 아니라 ‘우리의 돈’을 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저자인 제니 올슨 인디애나대 마케팅전공 교수도 “통장을 합친 커플들은 따로 관리하거나 일부만 합친 커플보다 높은 수준의 연대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자주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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