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모씨는 대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의 롤렉스 매장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믿기 힘든 일을 겪었다.
자신이 선호하는 롤렉스 모델을 구매하려고 매장 밖에서 기다리는데, 롤렉스 매장 직원이 “특정 장소에서 매장을 보지 말라”는 이상한 지시를 한 것이다. 이 직원은 2층에서 매장을 지켜볼 경우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경고까지 했다.
이로 인해 무시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신씨는 신세계백화점의 ‘고객의 소리’ 코너에 이 문제에 대한 항의글을 남겼지만, 롤렉스 매장의 직원으로부터 직접적인 사과는 받지 못했다.
또한, 그는 롤렉스 매장의 홈페이지에도 불만 사항을 남겼으나, 아무런 답변도 오지 않았다.
고객 무시하는 명품 브랜드
스위스의 고급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가 고객에 대한 무례한 대응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명품 브랜드가 자신들의 높은 인기를 이용하여 고객을 무시하고 있는거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씨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백화점 측은 롤렉스 매장이 고객 응대에 신경 쓸 것이라는 메시지만 전달했을 뿐, 롤렉스 매장 자체로부터는 어떤 형태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원하던 제품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인해, 리셀러(재판매자)처럼 대우받은 것 같다”며 “어떤 직원은 제품이 있는지 문의할 때 무관심하게 머리를 흔들며 ‘엑스’ 표시만 해 답했다”고 호소했다.
롤렉스의 이런 비상식적인 대응이 나올 수 있는 이유로는 그들의 제품이 국내에서 인기가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없어서 못 팔 정도’인데, 실제로 롤렉스 매장에는 ‘공기 이외에는 팔지 않는다’는 표현이 있을 만큼 롤렉스 시계를 구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희소 가치가 높아서, 프리미엄이 붙은 인기 제품은 수천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이에 대한 매장 측의 해명은 “대구점은 웨이팅 없이 운영되는 특성 때문에, 제품 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매장 근처나 특정 장소에서 여러 명이 대기하게 되면 정상적인 영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였다.
리셀러 막기 위한 까다로운 방침
실제로 작년에 한국 롤렉스의 매출액은 2994억원으로, 영업 이익은 328억원에 달하며 각각 전년 대비 19.5%와 13.9% 증가했다. 이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낸 최대 실적이었다.
한국 롤렉스는 롤렉스 스위스 본사가 2002년에 국내에 설립한 법인인데, 롤렉스는 루이비통이나 샤넬과 달리 직접 판매를 하지 않고, 국내의 공식 딜러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도매상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신씨와 같은 고객이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가지더라도 본사에서는 그에 대응하지 않으며, 각 공식 딜러숍이 처리하게 된다.
딜러숍들은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긴 하지만, 실질적인 대안을 받기 어려워 고객 입장에서는 무의미한 행동으로 보인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롤렉스 제품을 판매하는 딜러사가 10곳이 있는데, 이런 매장들은 재판매를 원하는 리셀러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의 인상과 복장 등을 검토하는 것이 기본이며, 지역에 따라 매장의 입장 방식도 다른 상황이다.
예를 들어,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은 전날 전화 예약을 통해 입장 고객을 접수하고, 한 번 입장한 후에는 15일 동안은 제한된다.
반면에 대구 신세계 매장은 오프라인에서 대기줄을 이루고 입장하는 방식으로, 입장 횟수에 제한이 없다. 그러다보니 대구와 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들이 자주 찾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롤렉스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은 셀러에게 무시당하는 등의 불편함을 겪을 수 있지만, 블랙리스트(문제 고객 명단)에 오를 가능성을 우려해 불만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셀러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롤렉스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셀러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팁이 공유될 정도이다.
한국 롤렉스의 한 관계자는 “한국 롤렉스에 서비스팀이 있지만, 그들의 업무는 개별 고객 응대보다는 고객 경험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개별 고객의 문의 사항은 딜러숍을 통해 논의하는 것이 더 빠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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