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농심이 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내린다. 농심은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신라면의 모습. 2023.7.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울상이었던 식품주 주가에 볕이 들까. 라면과 과자 등 밀가루 제품 가격 전격 인하를 계기로 식품주가 반등하고 있다. 불확실성 제거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농심 (407,000원 ▲9,000 +2.26%)은 전일대비 9000원(2.26%) 오른 40만7000원을 기록했다. 오뚜기 (399,000원 ▲6,500 +1.66%)는 6500원(1.66%) 올랐고 삼양식품 (116,000원 ▲9,000 +8.41%)은 9000원(8.41%) 뛴 11만6000원을 기록했다.
식품 대장주인 CJ제일제당 (280,000원 ▲10,500 +3.90%)도 1만500원(3.90%) 올라 28만원에 마감했고 대상 (17,600원 ▲430 +2.50%)도 2%대 올랐다.
이들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 이후 가격 인하 불확실성에 주가가 연일 하락해왔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밀가루 가격 인상으로) 지난해 9~10월 라면값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의 발언 직후인 지난 19일 농심과 삼양식품은 장중 1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충격이 컸다. 실제 추 부총리 발언(6월16일) 이후 전거래일까지 농심은 9.1%, 오뚜기는 11.1%, 삼양식품은 9.2% 주가가 빠졌다.
밀가루를 주 원료로 한 식자재나 밀키트 등을 생산하는 식품업체들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은 14.3%, 대상은 11,9%, 대한제분 (134,600원 ▲300 +0.22%)은 14.3% 내렸다.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주가가 달라진 것은 이달부터다. 이달 1일 라면업체들을 시작으로 실제 제품 가격 인하가 단행됐다.
농심은 이달 1일부터 신라면 가격을 소매점 기준 1000원에서 950원으로, 새우깡은 1500원에서 1400원으로 낮췄다.
오뚜기는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스낵면(5개 포장)과 참깨라면(4개 포장) 가격을 모두 200원씩 내렸고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기로 했다. 대한제분도 이달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4% 내렸다.
셈이 빠른 증권가는 이미 가격 인하로 인한 손익 계산을 마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격 인하로 농심의 국내 라면과 스낵의 연간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0.8%, 1.2% 하향 조정되고 연간 매출액도 180억~190억원 정도 낮춰질 것”이라며 “동시에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 받는 소맥분 가격도 5% 인하돼, 연간 비용은 최소 80억원 정도 절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감안하면 영업이익 감소분은 기존 추정치 대비 2~3%대로 추정된다.
가격 인하는 수익성 하락 요인이기 때문에 식품업체들의 일부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오히려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에서 이에 부합한 실적을 발표하면 주가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 중론이다. K푸드 열풍 속 북미 지역 등 해외법인 실적 개선에 국내 소비심리 반등 기대감은 유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분기 실적 동향”이라며 “낮아진 시장 기대에 부합할 만한 실적을 시현하는 업체들은 단기 바닥에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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