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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있는 집’서 만난 낯설고 새로운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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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익숙해야 할 김태희가 낯설고 새롭다. 아마도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연출 정지현, 극본 지아니) 속 문주란이라는 캐릭터를 입고 난 이후부터다. 평화로운 가정을 꿈꾸는 평범한 아내로 등장하는 주란(김태희)은 마당에서 번지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조용한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김태희가 연기하는 주란은 어딘가 복잡하고 미묘한 인물. 나사가 한두 개 정도 빠진 듯, 평소 멍하다가 돌연 무언가에 집착하고 스스로 괴로워한다. 평범한 속에 뒤틀림을 품고 있는 탓이다.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연기 난이도가 가장 높은 캐릭터를 꼽자면, 어쩌면 그것이 주란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마당이 있는 집’을 시청하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이는 단연 임지연 배우가 맡고 있는 추상은 캐릭터다. 끔찍한 남편의 가정 폭력을 견디다 못해 끝내 살인까지 결심하는 파격적인 인물이고, 남편 사망이 안겨준 해방감으로 끝도 없는 식욕과 주체할 수 없는 광기를 발현시키며 방송 내내 또렷한 인상을 새긴다. 시각적으로 강렬함을 내뿜는 상은(임지연)은 오히려 그 내면에 남모를 유약함이 똬리를 틀고 있다.

사진=KT스튜디오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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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하게 요동치는 상은의 맞은편에서 그것을 지켜보고 비춰주는 것이 주란의 초반 역할이다. 장례식장에서 우연처럼 마주한 주란과 상은이, 서로에게 감지하는 동질감과 이질감은 안팎으로 ‘정반대’인 이러한 상태에서 기인한다. 자신의 마당에서 피어난 의문의 냄새로 1차 각성 상태가 된 주란은, 상은과 의외의 동행을 하면서 비로소 2차 각성을 겪는다. 언니의 끔찍한 죽음에서 비롯된 자신의 내적 불안감을 벗어내고자 결혼을 탈출구로 삼아 평화로운 삶의 안착을 꿈꿨던 상은은, 자신을 오래 옥죄던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 비로소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한다.

주란과 상은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물리적 공조뿐만 아니라, 서로를 통해 내적 자극을 받으며 심적 변화의 단초를 제공한다. 두 사람의 엇물린 연대는 단순히 서로가 맞닥뜨린 상황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서로를 성장시키고 숙성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수동적이고 정적이었던 상은의 극의 흐름을 견인할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김태희 배우가 중반을 넘어선 지금부터 책임이 더 막중해지는 이유다.

사진=KT스튜디오지니
사진=KT스튜디오지니

김태희는 데뷔 초반 도드라진 미모와 서울대라는 학벌로 먼저 주목을 받고, 이후 긴 시간을 배우로서 연기력을 축적하는데 할애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아이리스'(2009)를 만나 KBS 연기대상 여자 우수연기상을 꿰차며 가능성을 입증하고, ‘용팔이'(2015)로 대중적 지지를 얻었으며, ‘하이바이, 마마!'(2020)로 탄탄하고 안정된 입지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금 데뷔 처음으로 도전하는 스릴러 장르인 ‘마당이 있는 집’으로 배우로서 도약을 노리고 있다.

‘마당이 있는 집’은 이제 겨우 중반을 넘어섰고, 관심과 흥미는 회를 거듭하며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1%대로 시작한 시청률이 단 4회 만에 2.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치솟은 것도 이를 충분히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이렇다 할 관심작을 내놓지 못해 아쉬움이 짙던 ENA 채널의 태생적 한계를 오랜만에 넘어선 작품이라는 점에서 점차 주목을 더 받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리고 그 화제의 중심부에는 김태희와 임지연 배우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스릴러의 핵심은 촘촘한 구성과 전개에 있다. 안심해도 되는 것은 ‘마당이 있는 집’이 김진영 작가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했고 해당 작품이 베스트셀러로 수많은 독자의 선택과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는 점이다. 김진영 작가 역시 ‘취향의 유전’, ‘미혹’ 등의 영화를 연출한 주목받는 영화감독이며 소설 자체에서 이미 완성도를 끌어올려 놓은 점은 든든한 요소다.

김태희는 이 매력 있고 견고한 작품 속에서, 해석이 난해할 수 있는 주란 역을 맡아 비상의 준비를 착실하게 마쳤다. 극 중 주란이 자신을 가두던 알을 깨고 나와 진정한 자아를 발현하는 것처럼, 김태희도 배우로서 고정된 틀을 깨부수고 자신의 색을 더 짙고 선명하게 흩뿌려 대중의 뇌리에 흡착시킬 수 있을까. ‘마당이 있는 집’이 김태희의 연기 인생 한 챕터를 어떻게 장식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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