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3일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펴낸 책 ‘평화의 힘’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분단국가로서 전쟁을 겪은 우리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다”며 “평화는 국방과 외교가 더해져야 한다. 대화를 통한 남북 간의 적대 해소 노력과 지정학적 환경을 유리하게 이끄는 외교 노력 없이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평화를 얻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북한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경제 등 국력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하고 북한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이야말로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대전환이고 결단이었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는 그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그럴 때 남북관계는 발전했고 상대적으로 평화로웠으며, 균형외교도 증진됐다. 국민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국민소득 2만불 시대와 3만불 시대로 도약한 것도 이때였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그렇지 못했던 정부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며 “남북관계는 후퇴하고 평화가 위태로워졌으며, 국민소득까지도 정체되거나 심지어 줄어들었다”고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처럼 확연히 비교되는데도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역대 정부가 평화를 위한 정책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이어달리기를 했다면 남북관계와 안보 상황, 그리고 경제까지도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정권마다 전 정부의 대북정책의 성과를 발전, 승계해왔다면 우리 안보와 경제 모두에 보다 나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그의 글은 최근 발간된 최 전 차관의 책을 소개하는 듯하지만, 윤석열 정부에 대한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서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며 “북한이 다시 침략해오면 유엔사와 그 전력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종전선언 합창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윤 대통령의 언급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일에도 윤 대통령은 통일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와 관련해 통일부의 역할은 “”대북 지원부가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최 전 차관의 책에 대해 “무척 반가운 책”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평화관, 평화를 위한 쉼 없는 노력, 성과와 한계, 성찰 등에 관해 언젠가 제가 회고록을 쓴다면 담고 싶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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