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효(알리딘 누리집 작가소개 사진 캡처) |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장편소설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 등을 쓴 작가이자 번역가 안정효가 암 투병 중 1일 82세로 별세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동고를 거쳐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64년부터 코리아헤럴드 문화부 기자로 일했다. 군 입대 후 백마부대 소속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 코리아타임스에 ‘베트남’ 삽화’를 연재했다.
그는 베트남 참전 경험을 토대로 1985년 첫 소설 ‘전쟁과 도시’를 계간지 실천문학에를 통해 발표했다. 이 소설은 이후 ‘하얀 전쟁’으라는 제목으로 개정돼 출간됐다. 이 소설은 베트남 전쟁 참전 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겪는 한기주란 인물을 통해 참전 군인의 고뇌와 고통을 다뤄 월남전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데 기여했다. 이 작품은 또한 고인이 직접 쓴 영어 소설 ‘화이트 뱃지'(White Badge)로 미국에서도 정식 출간됐다.
‘하얀 전쟁’은 1992년 정지영 감독이 연출하고 안성기, 이경영, 독교영재 등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호평을 받았다. 이 밖에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시대를 풍자한 ‘은마는 오지 않는다’와 영화광 청년의 몰락을 그린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도 소설로 인기를 모은 후 영화로 제작됐다.
고인은 번역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특히 우리나라 대중매체와 문학계에 만연한 번역의 오류를 지적하는 ‘가짜 영어사전’, ‘영어 길들이기’, ‘번역의 공격과 수비’ 등으로 번역에 대한 각성, 관심,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번역 작품으로는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 그레이엄 그린의 장편소설 ‘조용한 미국인’ 등 150여권이 있다. 그는 1982년에는 존 업다이크의 ‘토끼는 부자다’로 한국번역문학상을 수상했고, ‘악부전’으로 김유정문학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광자 충남대 명예교수와 딸 미란, 소근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은평성모장례식장이며, 발인은 3일 오전 5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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