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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금기 깨는 ’19금’ 예능들…”다양성” vs “선정적”

연합뉴스 조회수  

‘쉬는부부’·’내편하자’·’마녀사냥’·’성+인물 대만편’ 등 잇따라 첫선

MBN '쉬는부부'
MBN ‘쉬는부부’

[MB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이승미 인턴기자 = MZ세대의 화끈한 연애 얘기부터 섹스리스 부부의 고민 상담까지. 성 관련 얘기라면 쉬쉬하던 방송가의 금기가 점점 깨지고 있다.

29일 방송가에 따르면 성을 전면에 내세운 ‘만 19세 이상 시청가’ 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지난 19일 첫 방송한 MBN ‘쉬는부부’는 섹스리스로 사는 부부들의 성관계 고민을 다룬다.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네 쌍의 부부가 출연해 부부관계에 대한 문제를 직설적으로 털어놓는다.

’19금 토크 장인’ 신동엽을 필두로 한 연예인 MC단에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는 비뇨의학과 의사 ‘꽈추형’ 홍성우, 산부인과 의사 박혜성도 전문가로 투입돼 성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끄집어낸다.

시청률은 1%대지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에서 높은 시청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쉬는부부’는 방송 1회 만에 19금 콘텐츠임에도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에서 6위(6월 24일 기준)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 STUDIO X+U 예능 '믿고 말해보는 편-내편하자'
LG유플러스 STUDIO X+U 예능 ‘믿고 말해보는 편-내편하자’

[LG유플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방송 심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OTT에서는 보다 과감하게 수위를 높인 예능 프로그램들도 눈에 띈다.

LG유플러스 STUDIO X+U가 지난 21일부터 새롭게 선보인 예능 ‘믿고 말해보는 편-내편하자'(이하 ‘내편하자’)는 성적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매운맛’ 토크쇼다.

모델 한혜진, 방송인 풍자, 유튜버 랄랄, 코미디언 엄지윤이 MC로 나서 마음 둘 곳 없는 사연자들의 편에 서서 누구에게도 말 못 할 고민을 들어주고 응원해 준다.

연출을 맡은 KBS 예능 ‘안녕하세요’ 출신 양자영 PD는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의 수위를 ‘숙제’라고 표현하면서 “이런 사연도 있다는 것을 꺼내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랄랄은 “밤늦게 아무도 몰래 혼자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풍자는 “네 글자로 정리해보면 ‘후방 조심’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JTBC에서 티빙으로 자리를 옮긴 ‘마녀사냥’도 시즌제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신동엽을 비롯한 스타들이 출연해 젊은 세대의 파격적인 성문화와 연애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JTBC 예능 ‘마녀사냥’은 지난해 티빙에서 시즌 2 격인 ‘마녀사냥 2022’로 재탄생했고, 화제에 힘입어 시즌3인 ‘마녀사냥 2023’도 내달 7일 첫선을 보인다.

티빙 '마녀사냥 2023'
티빙 ‘마녀사냥 2023’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방송인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다양한 국가의 성 문화를 탐구하는 넷플릭스 ‘성+인물’도 일본편에 이어 대만편도 최근 촬영을 모두 마쳤고, 편집을 거쳐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까지는 보편적인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이 중심에서 제작 환경을 조성했지만,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따른 선택적 시청이 가능한 OTT가 등장하면서 성을 소재로 한 19금 콘텐츠들이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터놓고 다루는 게 오히려 건강한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방송에서 왜 굳이 선정적 소재를 다뤄야 하느냐”, “불쾌하다”는 비판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다.

앞서 공개된 ‘성+인물’은 공개 후 AV(어덜트 비디오) 배우, 호스트바 종사자 등을 등장시켜 성인산업을 옹호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고,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라도 미성년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교육상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프로그램 MC를 맡은 신동엽도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성+인물’ 공개 후 신동엽이 진행하는 SBS ‘TV 동물농장’ 게시판에는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대거 올라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가 금기시했던 성에 대한 얘기가 수면 위에서 다뤄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며 “그러나 최근 19금 예능 프로그램들이 수위나 자극을 강화하는 쪽으로 편향되는 경향이 있어서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coup@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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