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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중국 자동차 산업 변화의 한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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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 자동차 산업은 기다렸다는 듯 속도를 내고 도시의 거리는 변하고 있다.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가 우리에게 엽서를 보내왔다

독자 여러분,

중국의 거리에 나서는 건 언제나 감각에 대한 공격과도 같다. 낯선 광경과 소리, 냄새의 대향연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상하이 같은 국제적인 도시에서 10분 정도만 걷다 보면 언제나 상쾌함과 찜찜함과 약간의 불안함이 뒤섞인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 지난 3년 간 세계를 향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던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 이후 처음 방문한 상하이 거리가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리라는 예상은 어느 모로 보나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상하이 모터쇼를 취재하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맨 먼저 눈에 띈 것은 생각보다 너무 조용한 분위기였다.

물론, 중국은 여전히 시끄럽다. 중국에서는 지구상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을 만큼 거슬리는 벨 소리와 삐 소리, 짤랑거리는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다. 마치 그런 소리를 내는 기계 개발 능력을 여전히 갖고 있는 것만 같다. 여기서 말한 그 모든 소리는 도로 소음이다. 도로에는 아직도 엄청나게 많은 차가 있지만, 적어도 상하이 중심부에서는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전기 모터만으로 조용히 달리는 전기차의 비율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신에너지 자동차를 표시하는 녹색 번호판 덕분에 그런 차를 쉽사리 구분할 수 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2019년 중국에서는 약 120만 대의 전기차가 팔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약 4.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시장 질서 유지를 명목으로 직접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22%(600만 대 정도)가 전기차였다.

전기 배달 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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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스타벅스와 KFC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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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놀랄 일도 아니지만, 상하이 도로에는 여전히 엄청나게 많은 낡은 차들이 있다. 교통체증이 극심한 상하이 도심 고속도로에서 멀어질수록 녹색 번호판의 비율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한다. 그렇게까지 극적으로 줄어들진 않지만, 어쨌든 줄어든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대체로 중국 정부 정책, 그리고 그런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할 수 있는 권위주의 정권의 능력에 달려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도시의 환경오염 개선 때문이지만(상하이는 때때로 불편할 만큼 심각한 스모그를 겪기도 한다),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전동화 경쟁에서 앞서 자동차 산업과 수출을 활성화하려는 것과 더 깊이 관련돼 있다. 각종 인센티브를 앞세운 공격적 전동화 정책 도입의 배경에는 그런 속내가 있다.

물론, 중국이 전기차에 공급할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고 배터리 제조를 위한 자원을 어디서 얻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환경적 영향과 인권 문제 등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중국이 신에너지 자동차 관련 규정과 생산 인센티브를 도입했을 때, 그 같은 움직임은 진정한 골드 러시를 촉발했고, 말 그대로 수백 개의 새로운 전기차 제조업체가 생겨났다. 그들은 모두 대담한 계획과 대대적인 과장 광고, 그리고 몇몇 현실적인 전망과 함께 이상한 브랜드 이름을 내걸고 투자를 추구했다.

예상대로 대부분은 실패했다. 하지만 많은 게 남아 있다. 올해 상하이 모터쇼에는 1000개 이상의 전시업체와 100대 이상의 신차가 등장했다. 후자의 대부분은 전기차다. 맞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과감한 계획과 대대적인 광고, 이상한 브랜드 이름, 그리고 현실적인 전망을 갖고 투자를 유치하려 애쓰고 있다.

전기 스쿠터. 신형과 가정용 개조 모델이 도로를 비롯한 상하이 곳곳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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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의 차이는 SAIC, BAIC, FAW 및 GAC와 같은 국가 통제 제조업체, 그리고 BYD, 지리(Geely) 및 장성(Great Wall)과 같은 민간 대기업, 리 오토와 니오 및 샤오펑 같은 신규 스타트업을 포함해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진정 신뢰할 만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하이 모터쇼에서 미국과 유럽 회사들은 여전히 크나큰 존재감을 뽐내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역시 제대로 중심을 잡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상하이 모터쇼는 격년으로 열리기 때문에 2021년에는 코로나 대유행 탓에 사실상 국내 이벤트에 머물렀다.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 규제가 해제되면서, 2023년 쇼는 마침내 세계를 다시 맞이할 기회를 잡는 것처럼 느껴진다.

음, 어떤 의미에서는 분명 그렇다. 상대적으로 고립된 지난 3년간 중국은 여러 면에서 더더욱 고립되어 왔다. 이제는 익숙해진 QR 코드가 일종의 유행병처럼 퍼졌다고만 생각한다면, 그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에서 QR 코드는 말 그대로 삶의 한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사실상 모든 결제는 알리페이 또는 위챗페이 앱을 통해 이뤄진다. 심지어 상하이의 스타벅스에서 신용카드로 커피를 사는 것마저도 정말 어렵다. 사실, 중국 온라인 세계의 대부분이 위챗이나 바이두 및 기타 다소 폐쇄적인 앱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현지인들에 비해 외부인에게는 진입 장벽이 훨씬 더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기술의 사용과 감독 또한 주목할 만하다. 상하이 모터쇼는 미디어 출입증을 안면인식기술로 대체한 최초의 모터쇼다(장담컨대, 중국인들은 이를 위해 엄청나게 찍어댄 내 사진만으로 사진 앨범 몇 권쯤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글로벌 기업과 전 세계 미디어가 중국으로 대거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싶은 진정한 열정이 느껴졌다. 어쨌든 환영 메시지는 분명했다. 우리가 얼마나 먼 곳까지 다다랐는지 한번 보세요!

유럽과 북미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국내 제조업체들은 모방 제품만 만들었던 건 이미 옛말이다. 이제 중국 기업들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앞서 나가고 있으며, 나아가 국제적인 확장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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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자동차의 소유로 넘어간 영국 브랜드 로터스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마이크 존스톤은 “중국 시장은 정말 흥미로운 곳에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전기차 브랜드의 수는 적어 보이지만, 지금 남아 있는 업체들은 모두 시장 내에서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그들은 확실히 자동차 기술 측면에서 기준을 높이고 실내 디지털 기술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많은 전기 세단과 전기 SUV의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중국 회사들은 외국 브랜드를 모방하는 대신 오히려 서로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만약 여러분이 소수의 프리미엄 중국 전기 SUV를 일렬로 세워놓고 본다면, 분명히 혼란스러울 것이다. 심지어 로고는 몇 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추세는 중국 대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서든 순수한 확장을 통해서든 어떻게 안정적인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쪽에서 분명한 리더는 지리자동차다. 지리는 볼보와 폴스타, 로터스를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링크앤코와 지커 및 갤럭시를 포함한 여러 중국 전용 브랜드도 새로 만들었다. 장성자동차는 오라, 탱크, 웨이 등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SAIC는 현재 IM, MG, 로웨(Roewe) 및 맥서스(Maxus)를 소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징 오토도 출시했다.

여기에 중국 최대의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업체이자 중국의 10대 전기차 베스트셀러 목록을 장악하고 있는 BYD도 가세한다. BYD는 이미 메르세데스-벤츠와 덴자 합작법인을 두고 있으며,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인 양왕을 막 론칭했다.

중국의 광범위한 대중 교통망도 배터리 전력을 점점 더 많이 소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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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트렌드는 폭스바겐 그룹과 스텔란티스 그룹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어떤 면에서 본다면 라인업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짧은 시간 내에 등장한 수많은 브랜드의 도전은, 각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필하고 스스로를 돋보이게 할 뭔가를 실제로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광대한 영토에 걸쳐 고도로 지역화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브랜드는 저마다 어느 정도의 영역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니오와 샤오펑 모델은 상하이에서 점점 더 쉽게 볼 수 있는 데 반해 리 오토 같은 회사는 소도시에서 더 인기 있는 주행거리 확장 모델에 한층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업계에 긍정적인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그들에게도 시급한 당면 과제가 있다. 중국은 여전히 코로나의 경제적 영향을 느끼고 있으며, 다양한 문제에 대한 서방 세계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불확실성 또한 더 커지고 있다. 그리고 중국 자동차 시장은 최근 전년 대비 판매가 감소하는 등 침체되어 있다.

가시적으로 나타나진 않겠지만, 테슬라의 연이은 가격 인하로 인한 가격 전쟁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다. 상하이 인근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고 있는 테슬라는 중국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모델 Y는 지난해 중국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전기차였다. 그리고 상하이에서 목격한 분위기로 미뤄볼 때 모델 Y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포장하는 고수익 산업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약 6%다. 이는 강력하지만 미국 및 유럽에서의 지배적인 위치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진 수준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테슬라의 중국 내 가격 인하가 다른 시장에서의 인하 폭을 초과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는 극히 적은 영업이익만으로 운영 중이거나 이미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많은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에게 상당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샤오펑은 ‘걸프 레이싱 장식’을 갖춘 페라리 슈퍼패스트도 능가한다. 물론 중국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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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와 자전거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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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업계는 그렇게까지 당황하진 않는 듯하다. 니오의 사장 윌리엄 리는 그의 회사가 내놓은 ET5 세단이 이미 모델 3보다 20% 더 비싸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가격 전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우리는 프리미엄 시장을 지향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일반적으로, 가격 전쟁을 시작하는 자동차 회사는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는 또한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격 인하에 전념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를 설명한다. “2018년으로 돌아가 봅시다. 당시 테슬라 제품은 시장에서 최고였을지 모릅니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같은 가격으로 테슬라보다 더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대담한 발언이지만, 중국의 산업을 반영하는 조용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제 다른 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으며, 그 자신감은 세계적으로 확장하려는 기업들의 수로도 나타난다.

심지어 3년 전만 해도, 중국 브랜드가 세계적인 시장 확장에 성공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 그리고 여러분은 상하이의 도심을 조용히 누비는 수많은 전기차를 보며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전기차 기술뿐만 아니다. 그들에게 유리한 법률의 도움을 받아가며 중국 업계는 배터리 개발과 반자율주행 시스템, 실내 구성 기술 같은 분야에 진심으로 전력투구 하고 있다(중국인들은 대형 터치스크린을 정말 좋아한다).

아마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기억하기 바란다. 1980년대 중반 자동차의 개인 소유를 장려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는 제대로 된 자동차 산업이 없었다. 그런데 40년도 채 안 되어 그들은 큰 진전을 이뤘다. 지난 3년 동안의 발전을 생각하면, 앞으로 변화의 폭은 오직 중국에서만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청정 공기에 대한 구역 설정 

영국과 중국의 모든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사점은 있다. 영국에서 저공해 지역의 확대는 곧 엄격한 대기규제를 적응하는 도시에서 넓고 저렴한 MG5 전기차가 전문 운전기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중국에서 이 차는 로웨 i5로 불리는데, 상하이에서 절대다수 택시 운전사들이 선택하는 모델로 꼽힌다.

찾아보기 힘든 초소형차

우링의 훙광 미니 EV는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전기차로, BYD 실(일명 아토 3)과 경쟁하는 모델이다. 하지만, 상하이 거리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이번 출장 기간 내내 딱 한 대 봤는데, 그나마도 사진을 찍기에 너무 멀리 있었다.

상하이에서 홍광 미니 EV가 드문 이유는 간단하다. 초소형 전기차 판매가 중국의 작고 덜 부유한 지방 소도시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하이 시 당국은 일정 가격 이하의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무료 신에너지 자동차 번호판 발행을 중단했다. 일반 친환경 번호판의 부족을 감안하면 이 무료 번호판은 매우 큰 혜택이지만, 여전히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 작업이 필요하다.

이륜 전기차들

상하이의 승용차뿐 아니라 대부분의 버스와 많은 트럭, 그리고 밴도 함께 전동화되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건 전기 스쿠터와 전기 바이크다. 도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들은, 때로 인파 속에 조용히 섞여 들기도 하고 심지어는 신호등조차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3년 전에는 50cc 소형 바이크의 엔진 소음이 수시로 귀를 울리곤 했는데, 거슬리긴 했지만 적어도 그 요란한 소음을 들으며 이들 ‘이륜 미사일’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알아챌 수 있긴 했다.

지금 그들의 자리는 전기 스쿠터(니우 MQi GT가 이 시장을 주도하는 듯하다)와 배터리 구동 삼륜 자전거, 그리고 누가 봐도 집에서 만든 조악한 전동 이동수단 등이 차지하고 있다.

글·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


오토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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