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도 관측되는 거대한 ‘쓰레기 매립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세계의 쓰레기 산’이라는 악명을 뒤집어쓴 칠레 아타카마 사막이다.
최근 미국 위성 사진영상 업체 ‘스카이파이’는 칠레 북부 도시 이카케 인근 아타카마 사막을 촬영한 이미지를 게재했다. 사진 속 사진은 흙과 모래, 사구와 암석이 뒤엉켜 갈색으로 얼룩진 모습이다. 그러나 사막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색도 눈에 띈다. 거무죽죽하거나 회색빛인 미세한 알갱이가 사막 가장자리를 뒤덮은 것이다.
충격스럽게도, 사진 속 이질적인 알갱이들은 모두 폐기물이다. 스카이파이는 “옷 쓰레기 더미의 크기가 우주에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며 “패션 산업에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쓰레기가 뒤덮은 면적은 6.5헥타르(ha)로, 축구 경기장 9개와 맞먹는 규모다.
해당 사막은 전 세계의 의류 폐기물이 쌓이는 ‘쓰레기 산’이 됐다. 중국,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대량생산된 의류는 미국, 유럽, 동아시아의 부유한 선진국으로 흘러들며, 선진국에서 버려진 옷이 다시 이곳의 사막에 버려지는 것이다.
특히 아타카마 사막이 있는 이카케 항구는 매년 약 5만9000톤(t)의 중고 의류가 들어온다. 이 가운데 2만t은 중고 상인들에게 팔리고, 팔리지 않은 의류 3만9000t은 전부 사막에 버려진다.
이런 옷들은 생분해되지 않을뿐더러, 화학 처리도 돼 있어 사립 매립지 매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인 없는 땅인 사막에 그대로 버려지는 것이다.
사막에 버려진 의류 폐기물은 수십년간 축적돼 이제 거대한 산을 이뤘다. 해당 쓰레기들이 자연적으로 분해되려면 수백년 이상의 세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며, 폐기물이 대기질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위험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국제연합(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 생산량은 2000년부터 2014년 사이 2배 증가했다. 패션 산업은 전 세계 폐수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며, 청바지 한 벌을 제작하는 데 7500ℓ의 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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