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경주, 권수연 기자) “저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 레거시(legacy)를 남기기 위해서 PBA에 왔습니다” 데뷔전부터 파란을 일으킨 튀르키예 스타, 세미 세이기너(휴온스)는 기쁨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19일,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세이기너가 이상대(웰컴저축은행)를 세트스코어 4-0(15-5, 15-0, 15-12, 15-5)으로 돌려세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계랭킹 10위 세이기너는 3쿠션 탑랭커로 1994 3쿠션 월드컵에서 첫 정상에 오른 후 2003 UMB 챔피언십에서도 튀르키예 선수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2021년까지 통산 6승, 2022년 팀 3쿠션 세계선수권에서도 튀르키예의 3연패를 만든 자국 스포츠 스타다.
23-24시즌 PBA로 전향한 세이기너는 산체스(에스와이그룹), 최성원(휴온스) 등과 더불어 화제를 일으켰고, 신규 강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파격적인 기록을 남겼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세이기너는 “지금 이 순간은 전체 커리어 중 가장 행복하다, PBA투어에서 우승을 거두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 이하 세이기너와 일문일답
■ PBA에서는 연맹과 전혀 다른 룰과 경기방식이 적용됐는데?
그간 알았던 시스템과 완전 다르다. 예를 들어 초구와 세트포인트 시스템, 초구 배치할때 9개의 스팟(Spot), 뱅킹 방향까지 모두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이 모든 것들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한국에 오기 전 마음가짐을 바로 잡으려고 애썼으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 박인수와의 준결승은 풀세트로, 이상대와의 경기는 완승으로 경기 양상이 확연히 달랐다. 두 경기가 어떻게 달랐는지?
한 게임, 한 게임이 모두 달랐다. 준결승에서는 나와 박인수 모두 실수가 많다보니 게임이 어렵게 흘렀다. 그러나 결승에서는 이상대에게 기회가 많이 가지 않았고 운도 많이 없었다. 특히 이상대가 3세트에서 부담을 많이 느꼈는데 내가 3세트를 가져오다보니 4세트에도 부담감이 가중된 것 같았다. 이상대의 경기를 TV로 많이 봤는데, 매우 좋은 플레이와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다. 그런 선수를 이길 수 있게 되어 기쁘다.
■ 7전4선승제의 게임을 하루 두 번 치렀다, 체력적으로 부담은 없었나?
사실 여기 오기 전 코로나19에 확진됐다. 14일간을 집에만 있어야했기에 헬스장을 가거나 운동을 할 수 없었다. 나는 한국 나이로 60세고, 체력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지금 최고의 체력이라 할 수는 없지만 항상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플레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초큼(조금) 피곤합니다(한국어)”
■ PBA 첫 대회를 치르며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은?
세미 고고고(GO,GO,GO)라는 응원소리, 등 뒤의 큰 스크린 등 모든 것이 다 새로웠다. 하지만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상대를 응원하는 소리도 마찬가지였고 모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PBA에 온 이유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 레거시(legacy)를 남기기 위해서다.
시종일관 경쾌한 목소리로 소감을 전한 세이기너는 한 취재진이 ‘땡큐’라는 인사를 전하자, 능숙한 한국어로 “천만에요”라고 답하며 웃음을 안겼다.
“한국말 초큼(조금) 해요”, “아쉬워요”, “감사합니다” 알고있는 모든 한국말(?)이 나온 후, 그는 마지막으로 “요로분(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인삿말을 전한 뒤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을 성료한 PBA는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오는 7월 2일부터 ‘안산 PBA-LPBA 챔피언십’으로 다음 일정을 이어간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