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K팝 콘서트 피날레 장식…현지 관객들 신곡 ‘한강에서’ 떼창
‘발라드 위기’엔 “힘든 시기 어쩔수 없는 현상…어느 순간되면 다시 찾지 않을까요?”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히트곡 부담감이요? 조금은 있었거든요. 그걸 넘어야 하고…. 그게 굉장히 스트레스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어요.”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앞둔 가수 폴킴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한때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거의 모든 작곡·작사 작업을 직접 하는 그의 입장에선 중압감이 더 클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히트곡이 ‘빛나는 훈장’이라면 저는 이미 그 훈장을 받았고, 그걸 또 뛰어넘는 음악이 나오면 너무나 감사하고 좋겠지만, 제가 즐기는 것 말고는 더 이상 할 게 없더라”고 말했다.
폴킴은 2014년 싱글 앨범 ‘커피 한잔할래요’로 데뷔한 이후 ‘안녕’, ‘모든 날, 모든 순간’ 등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명실상부 이문세·조성모·성시경 등에 이어 한국 발라드 계보를 잇는 보컬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너를 만나'(2018)는 메가 히트곡으로 꼽힌다.
데뷔 햇수가 믿기지 않다는 듯 “흘러간 세월을 없애버리고 싶다”며 농담을 하기도 한 그는 “아쉬운 것들을 나열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라겠지만 그런 것들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래도 꾸준하게 계속 노래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며 웃었다.
그래도 가수가 곧 직업인데, 여느 직장인처럼 슬럼프는 없었을까.
“극복하는 방법은 딱 하나”라고 주저 없이 답한 그는 “관객들이 따라 불러주는 것, 정말이다. 딱 그거 한 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덧 중견 발라드 가수로서 최근 거론되는 ‘발라드 위기’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폴킴은 “솔직히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인 것 같다”며 “‘발라드는 경기가 좋을 때 더 잘 팔린다’고 표현하기도 하더라. 사람들이 힘든 시기에 (무거운 주제의) 발라드를 듣고 굳이 더 힘들어지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발라드라는 건 틀이 정형화돼 있는 곡들이어서 그 안에서 굉장히 새로운 뭔가가 나오기도 쉽지 않다”면서 “그래서 저도 너무 부여잡거나 발라드를 안 듣는다는 것에 불만을 갖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저도 신나고 싶어 신나는 음악을 되게 많이 들어요. 그러니 아마도 어느 순간이 되면 다시 또 발라드를 자연스럽게 찾게 되지 않을까요?”
어디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폴킴의 꿈은 ‘나만의 길’을 걷는 뮤지션이다.
그는 “큰 틀에서 보면 결국엔 저에게 ‘누구의 후배로서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나중에 제 뒤에 나오는 후배 가수들이 ‘너 폴킴이 간 길을 비슷하게 가고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 여정은 이미 시작된 듯하다. 이전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마치고 홀로서기에 나선 뒤 처음 내놓은 싱글 ‘한강에서’를 통해서다.
지난달 말 공개된 곡은 청량한 비트와 중독적인 멜로디로 풋풋하고 설렘 가득한 사랑의 시작을 그렸다.
그는 “해외에서는 딱 두 번 불러봤는데, 오히려 현지 관객들의 반응이 더 좋은 것 같다”며 “외국인 관객들은 이 노래를 굉장히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17∼18일 양일간 브뤼셀 시내에서 열린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최 ‘한류타운 인 벨기에’ 무대에 오른 폴킴은 유창한 영어로 현지 관객들에게 곡의 후렴구를 설명해줬다. 그러자 그의 무대 내내 객석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떼창이 터져 나왔다.
폴킴은 내달 데뷔 후 두 번째 팬 미팅도 앞두고 있다. 오는 9∼10월께 가을에 어울리는 발라드 싱글앨범 발매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아직 오픈(공개)된 건 아닌데, 한국, 해외에서 모두 공연도 있을 것 같다”면서 “또 다른 계획 중 하나는 내년에는 정규앨범을 낼 때 영어 가사로 된 노래 혹은 (팝송을) 개사한 곡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예고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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