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 |
SSG 랜더스가 리드오프 추신수(41) 효과를 제대로 실감하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달 12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참고 또 참았지만, 오히려 경기력에 악영향을 줬고 결국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로부터 1군 무대에 복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0일. 그 기간 SSG는 8승 7패로 주춤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여있었다.
타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탓이 컸다. 그 기간 SSG 팀 타율은 0.238, 출루율은 0.297로 꼴찌를 달렸다. 주로 추신수를 대신해 1번을 맡은 것은 최지훈. 지난해 타율 0.304, 31도루로 발도 빠르고 콘택트 능력도 좋은 선수였지만, 유독 1번 타순에서는 타율 0.236, 출루율 0.277로 힘을 쓰지 못했다. 우리가 알던 호타준족 최지훈의 모습은 주로 2번 타순에서 나왔다(타율 0.333, 출루율 0.377).
그렇게 삐걱거리던 톱니바퀴는 추신수가 복귀하자마자 매끄럽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추신수는 복귀전이었던 16일 인천 롯데전서 리드오프로 출전, 2타수 2안타(1홈런) 3볼넷 3타점 3득점으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그런 추신수를 최정-기예르모 에레디아-최주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부지런히 불러들였고 SSG는 모처럼 12-1 대승을 거뒀다.
SSG 추신수가 17일 인천 롯데전에서 8회말 롯데 김진욱에 공을 맞았다. |
17일 인천 롯데전은 몸을 사리지 않는 출루로 선봉을 맡았다. 리드오프로 출전해 첫 타석 안타로 좋은 흐름을 이어간 추신수는 0-5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로 출루, 좌익선상 안타로 대역전극의 포문을 열었다. 최지훈의 땅볼 타구로 3루에 진루했고 최정의 땅볼 타구 때 홈을 밟아 길었던 무득점 행진을 깼다.
기적적인 8회에도 하위 타선이 만든 기회를 중심 타선으로 이어갔다. 롯데 김진욱과 유강남 배터리는 몸쪽 슬라이더로 계속해서 추신수를 공략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머리로 향하는 위협적인 공을 이리저리 피해 가며 끝내 몸에 맞는 볼로 출루에 성공, 이후 홈까지 밟으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추신수 이후로도 최정, 에레디아, 박성한, 대타로 나온 최주환까지 참아내고 끊임없이 걷어내 어떻게든 후속 타자들에게 기회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빛을 발했다. 그동안 SSG가 잠시 잊고 있었던 타석에서의 악착같은 모습이었다.
이미 1군에 올라오자마자 팀 미팅을 소집해 조언을 아끼지 않은 추신수는 2경기 10타석 8출루로 행동으로도 자신이 말한 바를 지켰다. 1이닝 7득점도 거뜬한 SSG 강타선의 부활을 알리는 복귀였다.
이런 선배들의 모습에 후배들도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2사 만루서 모든 주자를 일소하는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승부를 결정지은 전의산(23)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8회에 나가는 타자마다 더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선배님들이 그렇게 참아내고 살아 나가시는데 막내인 내가 집중을 안 하면 정말 안 될 것 같았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SSG 추신수가 16일 인천 롯데전에서 홈런을 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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