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대북정책 회고하는 저서 ‘평화의 힘’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공직 경험을 돌아보는 저서를 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18일 신간 ‘평화의 힘’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실패가 아니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멈추게 하고, 군사합의 체결과 이행을 통해 소극적 평화를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5년간) 단 한 명의 대한민국 국군 장병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한 푼의 돈도 북한에 지불하지 않았다. 양측의 군사적 충돌은 없었다. 한미는 서로 보조를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에도 실책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이외의 다른 대안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최 교수는 “2017년 우리 정부가 미국의 최대 압박 전략을 따라만 했다면, 강압적 태도로만 일관했다면, 그런 정책들이 한반도의 전쟁으로 이어졌다면, 그나마 오늘날의 평화는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결렬로 끝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영변 핵시설 해체 플러스알파(+α)’를 원한 미국, ‘영변으로 충분하다’고 본 북한의 간극 때문이었다며 아쉬워했다.
최 교수는 “근본적으로 북한과 협상을 잘하려면, 북측이 내놓겠다고 하는 것을 먼저 받아야 한다”며 “상호 불신의 벽이 높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한 방에 끝내는 ‘빅딜’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해안포 사격 등으로 지속해서 위반하고 있는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선 “사실상의 불가침 합의서”라며 “비핵화를 위한 필수 환경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 안보실 평화군비통제비서관으로 이 합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9·19 합의는 남북 간 군비통제 노력이 사상 최초로 결실을 본 사례다. 양측이 합의를 이행했고, 합의한 조항은 작동하고 있는 체계”라며 “앞으로 계속 진화할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과 북이 손쉽게 폐기를 선언하기에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며 “군이 이 합의를 유지하고 진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법률적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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