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 시기와 맞물려 최근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들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는 지난 4월 초 전남에서 나온 이후 19명이 나왔다. 이중 60대 1명, 80대 2명 등 3명은 숨졌다. 2013년 국내에 첫 환자가 보고된 SFTS는 지금까지 총 1716명이 감염돼 32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치명률은 18.6%다.
SFTS는 주로 4~11월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리면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일명 ‘살인 진드기’로 알려졌다. 인간 등 숙주동물의 혈액을 흡혈하면서 생존하는데, 이 과정에서 질병을 매개하는 것이다. 온대기후인 우리나라에서는 전역에 서식하고 있다. 물리면 4∼14일 잠복기를 거쳐 고열, 구토,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난다. SFTS가 치명률이 높은 이유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없는 데다, 텃밭에서 작업을 하다 감염된 고연령층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쯔쯔가무시증, 라임병도 조심해야 한다. 쯔쯔가무시증은 오리엔타 쯔쯔가무시 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렸을 때 감염되는데, 초기 두통, 오한, 근육통 증상이 생기다가 나중엔 팔다리로 발진이 퍼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로 지난해 6235명, 올들어 46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라임병은 진드기 내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신체 혈류로 유입됐을 때 걸린다. 국내에선 매년 10~20명이 감염되지만, 풍토병화된 미국에선 2만명의 환자가 나온다.
예전엔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가 농촌에 거주하는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집중됐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캠핑·등산 문화가 확산하면서 대도시, 젊은층에서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질병청은 “풀밭이 많은 곳에서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긴팔을 입거나 기피제를 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어서다. 귀가해서는 샤워를 하고 옷에 진드기가 남아 있을 우려가 있으므로 분리해 세탁해야 한다.
혹시 진드기가 물고 있는 걸 봤다면, 핀셋으로 피부 표면에 최대한 가깝게 진드기를 잡아 뗄 것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권고한다. 진드기의 주둥이가 피부에 단단히 박아 넣고 있는 탓이다. 질병청은 “야외활동 후 1~2주 내에 진드기 감염 증상이 있을 때 의료기관에서 즉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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