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0일 경남 양산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도 나섰다.
평산책방을 방문한 후 조 전 장관은 늦은 밤 자신의 SNS에 “오늘 문재인 대통령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며 관련 사진을 7장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조 전 장관과 문 전 대통령은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여론을 의식해 공개적인 만남을 피해 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이 22대 총선 출마 결심을 어느 정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정장을 차려입고 평산책방을 방문한 조 전 장관은 책방지기 앞치마를 입고 문 전 대통령 옆에 나란히 서서 손님이 고른 책을 계산했다. 책을 구매하는 손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평산마을에 거주하는 신한균 도예가도 함께했다.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과 함께 경남 양산 사저 주변을 둘러보고, 회를 앞에 두고 ‘대한민국대통령내외 문재인 김정숙 대잎술’을 마시는 장면 등 사진도 공개했다.
조 전 장관은 “저는 대학 교수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 활동을 벌였고, 2015년 6월 10일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으로 임명되어 당시 문재인 대표의 당 혁신 작업을 도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국정원, 검찰, 경찰, 기무사 등 권력기관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일했을 땐 격무로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 8월 9일 검찰개혁의 과제를 부여받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저와 제 가족에게는 무간지옥(無間地獄)의 시련이 닥쳐 지금까지 진행 중”이라며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론했다.
자신의 “과오와 허물을 자성하고 자책하며, 인고(忍苦)하고 감내하고 있다”는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逆進)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 전 장관은 1시간 30분가량 평산책방에 머물며 주로 손님들과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조 전 장관과 동행한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6.10 항쟁 기념일이지만, 저에게는 또 하나의 기억이 있다. 2015년 6월 10일은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구성된 날”이라면서 “양산 가는 길이 무겁기도, 설레기도 한다”며 “혁신의 마음을 담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책방지기를 마치고) 두 분이 소주 한 잔 기울이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련했다”며 “침묵 속에 많은 이야기가, 회한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 때 “(수사나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저는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는 것으로 조 전 장관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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