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예비 엔트리에 든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지난 4월, 이마트배 고교야구 4강전에서 만난 장현석은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와 관련한 질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듯,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이야기를 건넸다. 오히려 당시 대회 우승이 먼저라며 후배들과 동기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특히, 유급한 장현석은 고교 최대어임에도 불구하고 나이 제한으로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어 전국 무대 우승에 더욱 목마를 수밖에 없었다.
이마트배 대회에서도 8강전 역투로 팀의 4강행을 이끈 장현석은 투구 수 제한으로 정작 준결승전에는 등판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4강전만 넘으면 얼마든지 결승전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그래서 두 달 전 어느 때보다 승리에 목말랐던 그는 “스스로 응원 단장이 되어 동료들을 응원하겠다. 오늘은 목이 쉬어도 좋다. 내 목과 우승을 맞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내 목소리를 내어줄 수 있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우승 타령을 했던 고교 최대어는 지난 9일 발표된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다. 아마추어 선수 중에는 유일하게 선발된 것. 사실 고교/대학 선수들을 통틀어 장현석만 한 유망주가 없다는 것도 선발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통상적으로 아시안게임에서 대학 선수들에게 엔트리를 배정했던 것에 비하면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고교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다.
일단, 장현석의 기량 자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0cm, 90kg이라는 건장한 체격 조건에서 비롯된 속구가 일품이기 때문이다. 160km를 바라보는 투구 스피드는 일본에서도 사사키 로키를 비롯하여 손꼽을 정도다. 충분히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이번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을 비롯하여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진 것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부분이 그나마 유일한 걸림돌이다.
늘 우승에 목말라 있던 장현석은 만약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했어도 스스로 응원 단장을 자처하며 대표팀 우승에 앞장섰을지 모를 일이었다. 이번에는 대표팀의 막내로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바라는 입장에서 역시 승부사다운 기질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문동주(한화)-장현석 등 160km의 우완 파이어볼러들이 나란히 활약하는 모습을 앞서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흥미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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