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 4곳 중 1곳(25.6%)은 반려동물을 직접 기르는 ‘반려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가구의 절반 이상은 가장 큰 관심사로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를 꼽았다. 반려가구가 지출하는 양육비는 월 평균 15만원, 반려동물 치료비는 연평균 79만원 수준이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반려동물의 첫 맞이 과정부터 양육, 장례까지 전생애에 걸친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한 필수 조건들을 짚어보는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4일 발간했다. 지난 2~5월 일반가구 2000명과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 심층면접(FGI) 결과를 토대로 한 보고서다.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52만 가구(1262만명)로 2020년 말(536만 가구)보다 약 2.8%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수(2158만·통계청 장래 가구 추계)의 25.6% 비중이다.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는 경로로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33.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20~30대 젊은 층에선 ‘동물보호센터를 통해서 맞이했다’와 ‘유기동물을 직접 구조했다’라고 답변한 비중이 각각 2년 전보다 증가했다. 특히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기른다고 응답한 20대 비중은 2021년 조사 당시 19.7%에서 지난해 23.4%, 30대는 같은 기간 19.0%에서 23.3%로 증가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기동물 입양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려가구 3곳 중 2곳은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만족한다'(67.3%)고 답했으나 반려동물 양육을 ‘추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년 전보다 오히려 감소(46.5→41.9%)했다. 경영연구소는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반려동물 양육과 관련해 ‘반려가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반려동물 건강 관리'(55.0%)였다. 특히 ‘건강검진 등 건강관리 방법'(68.6%)과 ‘질병 진단 후 케어 방법'(55.7%)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지난 2년간 반려동물을 위해 치료비(사고나 상해,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약값의 합계)를 지출한 경험이 있는 ‘반려가구’는 전체의 73.4% 비중이었다.
반려동물 보고서 인포그래픽/KB금융지주 경영연구 |
반려가구는 반려동물 양육비로 월 평균 15만4000원을 쓰고, 치료비로는 지난 2년간 연 평균 78만 7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기검진이나 X-Ray, CT, MRI 등 장비를 사용한 ‘정기·장비검진’에 대한 지출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별도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 반려가구의 21.5%에 불과했다. 반려가구의 89%는 반려동물보험을 알고 있었으나 가입한 반려가구는 11.9% 수준에 그쳤다.
반려가구의 상당수(64.5%)는 장례 방법으로 화장 후 수목장, 메모리얼스톤, 봉안당 안치 등 화장 후 장묘시설 이용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양육 문화도 함께 발전하며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동물 유기 확산 방지를 위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유기동물 입양 문화’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반려동물의 전문적인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원격의료상담 서비스’, ‘원격진단 서비스’ 실시 등 제도적인 변화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했다. 2017년 이후 4번째로 발간된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①’한국 반려동물 양육 현황’, ②’반려가구의 반려동물 양육 행태’, ③’반려가구의 반려동물 생애 지출’로 구성돼 있다. 올해 보고서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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