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 수백명이 AI(인공지능) 기술에 따른 인류 멸망을 경고했다. AI가 전염병, 핵전쟁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류 문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단체인 AI안전센터(CAIS)는 성명을 내고
“AI로 인한 인류 멸망 위험을 줄이는 것은 전염병, 핵전쟁과 같은 사회적 위협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 한 문장이 전부였다. 이 성명엔 최근 AI 붐을 일으킨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 업계 리더를 포함해 ‘AI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 요수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등 350명 넘는 AI 전문가들이 서명했다.
CNN은 이번 성명을 두고 “이보다 더 직접적이고 긴급할 수는 없다”면서 “전문가들은 AI가 인류의 존립에 미칠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있는 힘껏 패닉 버튼을 눌렀다”고 지적했다.
CAIS의 댄 핸드릭스 이사는 이번 성명은 “핵 과학자들이 자신들이 발견한 기술에 대해 경고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며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원자폭탄 개발을 주도했던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한 “세상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말을 인용했다.
이번 성명은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허위 정보 확산, 대규모 실업, 통제 불가능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실존적 위협을 가하기엔 아직 미숙하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AI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머잖아 통제 불능 시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CNN은 AI가 제기하는 위험성을 모호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현재의 상황은 팬데믹 초기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가 서서히 확산하며 위협이 커지는 상황을 주시했지만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완전히 인식했을 땐 이미 전 세계가 쑥대밭이 된 이후였다는 것이다.
이제 전문가들은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그중 하나다. 그는 앞서 명확한 규칙이 정해지기 전까지 AI 모델에 대한 연구를 잠정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AI에 대한 의존이 인류 문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