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가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체로는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21조원)를 넘어서며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아크인베스트먼트(ARKK)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를 AI 대표 수혜주로 꼽으며 엔비디아 대신 테슬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올해 초 엔비디아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드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현재 주가가 약 80배 상승한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유일한 AI 투자처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고 적었다.
그는 “2014년부터 엔비디아가 AI 시대를 계속 주도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현재 올해 예상 매출의 25배에 달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엔비디아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이보다 저평가돼 있다. 테슬라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AI 수혜주는 엔비디아가 아닌 테슬라라고 주장했다. 우드 CEO는 테슬라의 현재 주가 벨류에이션 수준이 예상 매출액의 6배에 불과하다고 봤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엔비디아의 2024년 회계연도 매출액을 약 410억달러로 추산해 이에 따른 주가 밸류에이션을 23.5배로 추산했다.
우드 CEO는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 투자·일론 머스크 CEO의 리더십·데이터 보유 규모 등을 수혜주로 꼽은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는 “선구적인 리더, 강력한 글로벌 유통망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고품질의 대규모 독점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가 향후 몇 년 동안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과 수익을 기록하며 AI 시대 승자가 될 것”이라며 “테슬라는 오는 2030년까지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에서 8조~10조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AI 혁신의 가장 확실한 수혜자”라고 설명했다.
현재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프로그램과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Optimus)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6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FSD 운전자 지원 소프트웨어는 궁극적으로 테슬라 차량을 ‘로보택시’로 전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옵티머스에 대해선 “테슬라의 장기적 가치 대부분이 될 것이고, 이런 예측을 매우 확신한다”고 했다.
우드 CEO의 이런 주장에 CNBC는 “일반적으로 우드 CEO와 같은 성장주 투자자들은 주가의 현재 가치가 얼마나 고평가됐느냐에 당황하지 않는다”며 우드 CEO 주장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우드 CEO는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 주식 230만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1월 엔비디아 보유 주식을 모두 정리했고, 이후 주가는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30일 종가 기준 올해에만 174%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상승률은 63.31%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우드 CEO의 성급한 매도 결정으로 엄청난 수입을 올릴 기회를 날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드 CEO가 엔비디아 주식을 청산하지 않고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그 가치는 10억달러(1조3200억원)에 달했을 것”이라며 이는 현재 그가 운용 중인 ARRK 전체 펀드 가치인 70억달러의 약 15%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한편 엔비디아는 30일 뉴욕증시에서 거래 직후 전일 대비 7% 상승한 419달러까지 오르며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상승 폭은 줄어 전일 대비 2.99% 오른 401.11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시가총액은 9907달러를 기록 중이다. 현재 뉴욕증시에서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속한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4곳이다.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테슬라는 한때 넘은 적이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