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돌아와 주면 좋겠지만, 기다려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의 긴 슬럼프에도 서두르지 않았다.
2013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입성한 마틴은 2018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한 뒤 2019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이후 2021시즌 자유계약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었고, 그해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85경기(205타석) 출전에 타율 0.206 6홈런 21타점이었다.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 A팀에서 32개의 아치를 그리며 장타력을 과시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손을 잡았다. 마틴이 외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문 외야수로, 선구안이 좋고 컨택트 능력 및 파워가 우수하다는 점에 NC는 주목했다.
그러나 마틴의 한국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예기치 못한 부상이 그를 괴롭힌 것. 개막 후 4경기에서 타율 0.222(9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을 올렸지만, 지난달 6일 내복사근 미세 손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치료와 재활을 병행한 마틴은 5일 1군에 복귀했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31일 경기 전 기준으로 성적은 21경기 출전에 타율 0.236 2홈런 9타점에 그치고 있다.
못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어디 있을까. 마틴 역시 슬럼프에서 탈출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었다. 30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만난 강인권 NC 감독은 “현재 (마틴에게) 이야기 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며 “마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제(29일)도 미국에서 그 전에 있던 코치님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타격폼을 찾아봤다고 하더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NC는 현재 23승 22패로 4위에 머물러 있다. 5위 두산(22승 1무 22패)과의 격차는 단 반 경기 차다. 순위싸움이 한창인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 길어지며 사령탑의 마음도 조급해 질 수 있을 터. 그러나 강 감독은 “(잘하는) 모습으로 빨리 돌아와 주면 좋겠지만, 기다려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3경기 정도를 보며 4번이라는 타순에서 너무 부담감을 느낀다면 타순 조정까지는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시즌까지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었던 양의지가 비시즌 기간 자유계약(FA)을 통해 두산으로 이적하며 NC에는 현재 거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강인권 감독이 마틴의 반등을 바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 감독은 “아무리 찾아봐도 (마틴을 대신해) 4번 타순에 들어갈 선수가 마땅치 않다. 결국에는 마틴이 자기 기량을 보여주고 반등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다행히 마틴은 30일 창원 두산전에서 3회말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4타수 1안타를 기록,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 누구보다 반등에 힘쓰고 있는 마틴이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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