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68㎏급 결승서 고배…여자 57kg급 이한나는 8강서 탈락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은퇴한 ‘태권도 스타’ 이대훈 코치의 뒤를 이어 한국 태권도 남자 68㎏급 기대주로 떠오른 진호준(수원시청)이 세계선수권대회 데뷔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진호준은 2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첫날 남자 68㎏급 결승에서 브래들리 신든(영국)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랭킹 6위인 진호준은 8강에서 자이드 카림(요르단·2위), 준결승에서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3위) 등 상위 선수를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랐지만, 랭킹 1위인 신든의 벽은 넘지 못했다.
1라운드 내내 신중하게 탐색전을 편 진호준은 종료 39초를 남기고 신든에게 머리 공격을 허용한 후, 승부를 뒤집는 한방 없이 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 시작 4초 만에 몸통 공격으로 2점을 딴 신든은 진호준이 공격할 때마다 반격해 점수 차를 벌려갔고, 라운드가 끝나는 순간에 7점 차를 유지해 우승을 확정했다.
2002년생 진호준은 이대훈 대표팀 코치가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은퇴한 후 뒤를 이어 이 체급을 책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선수다.
지난해 10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월드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진호준은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은메달을 따며 주가를 높였다.
진호준은 취재진에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따 영광”이라며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1등을 원했는데, 메달 색깔이 달라 조금은 아쉽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에는 꼭 금메달을 따보겠다”고 말했다.
여자 57㎏급에 출전한 이한나(대전체고)는 8강전에서 헝가리의 신예 루아나 마르통에 라운드 점수 1-2로 져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 59㎏급에서 우승한 ‘신성’ 이한나는 3라운드 중반 점수가 2-7까지 뒤졌지만, 몸통 공격을 성공한 데 이어 2차례 감점을 유도하며 3점 차로 따라갔다.
경기 종료 10초 전에는 오른발을 상대 머리에 적중해 9-9 동점도 이뤘다. 공격 순간에는 점수가 인정되지 않았지만, 황경선 코치가 신청한 비디오판독 결과 공격이 인정돼 판정도 번복됐다.
동점으로 경기가 끝난 가운데 심판은 루아나의 승리를 선언했다.
동점 시 고난도 기술 성공과 감점 수 등을 집계해 승자를 가리는데, 3라운드에서 두 선수의 머리 공격 횟수(1회)로 같았지만 몸통 공격에서 루아나(3회)가 이한나(2회)를 제쳤다.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로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른 이한나는 “생각보다 많이 긴장해서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못했다. 메달을 따지 못한 건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이한나를 꺾은 루아나는 결승까지 진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첫날인 이날 남자 68kg급, 여자 57kg급 준결승전이 치러지기에 앞서 개막식이 열렸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세르미앙 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조정원 WT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WT 시범단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등에 맞춰 각종 태권도 동작과 격파 시범을 선보였다.
시범단은 아제르바이잔 전통 의상을 입고 고난도 동작을 선보여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날 크리스털홀에는 143개국에서 모인 선수 950명을 포함, 8천명가량 관중이 찾았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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