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외면 논란’에 현직 경찰 “임산부 경찰차 에스코트, 그만하겠다”

현직 경찰이 ‘임산부 경찰차 에스코트’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현직 경찰이 ‘임산부 경찰차 에스코트’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임산부 경찰차 에스코트 그만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직 경찰 작성자 A씨는 “이젠 그만 해야 한다. 관할구역? 시스템상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찰은 범죄, 긴급신고 112다. 응급구조 할 수 있는 능력도 없고 그럴만한 장비도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앞서 한 매체가 전한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의 호송 요청을 외면했다는 경찰 관련 보도 내용을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부산 강서구에서 해운대구의 한 산부인과로 향하던 임산부와 그의 남편은 당시 도로 정체 조짐에 인근에 정차해 있던 경찰 순찰차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20㎞가량 떨어진 산부인과가 관할 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으며, 이후 남편은 112에 전화해 재차 도움을 요청했으나 “119에 도움을 받아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임산부는 당시 광안대교에서 끼어들기 단속을 하던 경찰관에게 세 번째 도움을 요청한 뒤 호송됐다.

A씨는 “(임산부 호송하다가)정작 내가 맡은 구역에서 살인 등 강력 사건 나오면 그 공백은 어떡하냐. 그리고 응급환자는 119에 신고해 도움받는 게 맞지 않느냐”며 “병원 가는 중 112 신고할 여유는 있고 정작 응급처치 되고 응급구조사까지 있는 119에 신고할 여력은 없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작 급해지니까 평소 1시간 넘는 거리에 있는 다니던 병원에 가려니 길은 막히고, 그러다 생각나는 게 마치 대통령 된 것마냥 경찰차 에스코트냐”며 “위급상황인 건 알겠는데 가다가 잘못해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라는 거냐. 나는 절대로 임산부 경찰차 뒤에 태우지도 않을거고 에스코트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멀든 가깝든 해주면 감사한 거고 안 해주면 할 수 없는 거다. 목소리 크면 다 들어주는 분위기가 돼 큰일” “경찰이 무슨 잘못이냐” “119 놔두고 왜 경찰한테 그러냐” 등 대부분 경찰을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