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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 852조 시장 열린다…담금질 끝낸 K스타트업 광활한 우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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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우주경제’ 카운트다운 (上)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가 임박했다. 이번 발사는 우주에서 동작할 실용위성을 싣고 떠나는 첫 실전이자 누리호 기술이 민간 기업에 이전되는 첫 무대다. 정부 주도를 넘어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는 셈이다. 누리호 3차 발사 이후 한국의 우주개발 방향과 관련 산업,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단독] 韓, 2030년까지 위성 80기 더 쏜다



-위성수요 급증, 전후방 산업효과 기대감…’30년간 29기→7년來 80기’ 위성 발사

머니투데이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소와 ‘정부 주도로 지난 30여년간 발사한 인공위성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고도 100㎞ 우주 궤도에 오른 실용위성 기준. 비공식 군사위성이나 대학 큐브위성은 제외.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 민간 우주기업과 협업해 발사하는 인공위성이 80기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주도로 30여년간 발사한 인공위성은 29기로 1년에 한 번 꼴이었는데, 누리호(KSLV-II) 3차 발사를 기점으로 연평균 10회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누리호는 오는 24일 우주에서 동작할 실용위성 8기를 탑재하고 날아오른다.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4차(2025년)·5차(2026년)·6차(2027년) 발사에서 다수의 실용위성을 싣고 비행할 수 있다.

인공위성 수요는 2025년부터 급증하고 이를 전담하는 민간 기업 역할도 커진다. 이에 향후 7년간 발사하기로 한 인공위성만 총 80기 이상이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2027년까지 ‘초소형 위성군집 시스템 개발사업’에 총 2314억원을 투입해 위성 11기를 띄운다. 위성 개발 주체는 민간 위성기업
쎄트렉아이다. 해외 발사체로 위성 1기를 띄워 검증하고 누리호 5·6차 발사에 5기씩 실어 발사하기로 했다.

또 과기정통부·국방부·방위사업청·해양경찰청 등이 2030년까지 총 1조4223억원을 투입해 ‘초소형 위성체계 개발사업’을 수행한다.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과 전자광학 위성 등 44기를 띄워 한반도 전역을 실시간 감시·관측한다. 이 사업에도 KAI(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시스템이 참여한다. 두 기업이 검증위성 1기를 각각 개발하고, 경쟁 결과에 따라 나머지 위성을 수주하게 된다.

이 밖에 2030년까지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7호·7A호, 공공정지궤도위성(천리안) 3호, 차세대중형위성(국토위성) 2호, KPS(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 등 20기 이상 위성이 날아오른다. 초소형 위성들은 설계수명이 3년이어서 추가 수요가 지속 발생한다. 이밖에 민간기업들도 2030년까지 20기 안팎의 위성발사를 검토중이어서 국내 위성발사는 최대 100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초소형위성은 2030년까지 총 55기가 발사가 확정됐으며 관련 개발에는 위성기업들이 참여한다. 이 외에도 20여기 이상의 인공위성이 7년 내 우주 궤도로 나아간다. 공공 R&D(연구개발) 수요를 민간이 공급하며 우주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처럼 위성 수요가 늘어나면 위성·발사체 제작에 필요한 반도체 등 제조업은 물론 통신서비스와 기후, 지형관측 등 전후방 산업효과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위성을 수송하는 발사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민간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와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주목받는 이유다.

앞서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가 1992년 8월부터 공식 발사한 인공위성은 29기로 집계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서울대·연세대·경희대·조선대·항공대 학생들이 만든 큐브위성과 기업이 만든 위성을 포함하면 40기가 넘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주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공공의 초기 역할이 중요하다”며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공공 R&D 수요 발굴과 민간 소형발사장 구축, 공공기관 시험시설 개방 등을 통해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이 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우주발사체(로켓) 개발 계획.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누리호는 시작일 뿐”…K스타트업 로켓·위성도 올해 우주 안착



-한국도 민간 로켓·위성기업 나온다

국내 민간 우주산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시험 단계지만 우주로켓(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등장했고, 위성 개발 스타트업들도 성공적인 궤도 안착을 눈앞에 뒀다. 업계는 국내 우주 스타트업들이 올해부터 성과를 가시화해 2030년이면 6420억 달러(약 852조원)까지 성장할 우주산업에 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누리호에 앞서 올해 국내의 우주발사 포문을 연 기업은 이노스페이스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독자 개발한 ‘한빛-TLV’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독자 개발한 15톤(t)급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된 발사체다. 브라질의 보안 요청으로 도달 고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도 50~100km 준궤도급 비행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노스페이스는 한빛-TLV의 성공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고도 500km에 50kg의 탑재체를 실어올릴 수 있는 ‘한빛-나노’를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이미 성공한 15t급 하이브리드 엔진이 사용되지만 2단 발사체여서 단 분리, 페어링 기술 등이 추가 개발돼야 한다. 이노스페이스는 연내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연내 발사를 앞뒀다. 발사지는 국내 제주 바다다. 페리지가 발사할 발사체는 고도 500km에 150kg의 탑재체를 실어올릴 수 있는 발사체 ‘BW-1’이다.

이노스페이스와 달리 액체연료를 기반으로 한다. 올해 제주에서 추진하는 발사는 BW-1의 상단부다. 페리지는 2021년 12월, 2022년 11월 두 차례 프로토타입 개념의 BW-0.1 발사에도 성공했다.

◆ 로켓 이어 위성 분야도 성과…민간위성들 우주로 날아간다

사진=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위성 분야에서도 올해 K벤처·스타트업의 성과가 쏟아질 예정이다. 당장 3차 발사될 누리호에 탑재될 위성 8기(소형1기, 큐브형 7기) 중 3기가 국내 벤처기업인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의 제품이다. 루미르는 우주방사능을 탐지하는 큐브위성 T1을, 져스텍은 위성 자세제어 기술을 실증하는 큐브위성 JAC를, 카이로스페이스는 지표 관측 큐브위성 KSAT3U를 누리호에 싣는다.

무게 100kg 이하 초소형 인공위성을 제조하는 나라스페이스는 올해 위성 ‘옵저버 1A’를 우주에 띄울 계획이다. 가로·세로 각각 20cm, 높이 40cm 규모의 초소형 크기지만 지구상의 폭 1.5m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옵저버 1A를 탑재할 발사체는 스페이스X의 팰컨9이다. 오는 10월 발사를 앞두고 있다.

그밖에 위성 데이터를 처리하는 지상국 솔루션을 운영하는 컨텍, SIA, 다비오 등도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컨텍은 올해 프랑스 사프란데이터시스템즈와 호주에 우주 지상국을 구축하기로 했고, 다비오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위성영상을 통한 농장 모니터링과 지도제작 등 지원하기로 했다.

◆ 2030년 시장규모 852조원…민간에서도 사활

스타트업들이 우주산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기후변화로 지구 관측이나 우주공간 개척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시장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우주 분야 시장조사 업체 유로컨설트는 글로벌 우주산업이 2021년 490조원에서 2030년 85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민간기업들과 함께 2030년까지 80기 이상의 위성 발사 계획을 세운 이유기도 하다.

국내 기술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위성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 6~7위권의 개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발사체 분야가 상대적으로 뒤졌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지난해 누리호에 이어 올해 이노스페이스까지 발사에 성공하면서 발사체 기술력도 이제는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팀장은 “2010년대 중반 전후로 설립된 우주 스타트업들이 드디어 성과를 내는 단계에 들어왔다”며 “이들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정부가 인력양성 등 산업 전반을 지원해준다면 국내 우주 산업도 세계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한국판 뉴스페이스’ 꿈꾸는 김동관호, 로켓·위성산업 다 잡는다



-누리호 고도화 기술이전 받은 한화

한화 미래 우주사업 밸류체인 /사진제공=한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세 번째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참여했다. 한화는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이끌 준비와 우주·위성 사업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전념하며 ‘한국판 뉴스페이스’에 다가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호기의 제작과 조립, 구성품 제작 기업에 대한 총괄 관리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누리호 고도화사업’ 일환으로, 기술을 이전받을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면서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에 기술 이전한 것처럼 민간 주도형 ‘한국형 스페이스X’를 만드는 사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이 보유한 발사 운용·관제 등 노하우를 전수받아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생태계를 육성한다.

3차 발사에서 역할은 참관 수준이지만, 오는 2027년까지 3차례의 누리호 추가 발사에서는 한화가 제작 자체를 주도한다. 발사에서의 역할도 커진다. 한화는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설립지로 나로우주센터 인근인 전남 순천을 낙점하는 등 누리호 추가 생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한화는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발사체(KSLV-III) 기술을 이전 받을 기업 후보로도 거론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3단형 누리호보다 3배 이상 높은 성능을 가지는 ‘2단형 발사체’로, 2032년 우리나라 최초 달 착륙선을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다. 기술을 이전받는 기업은 사실상 한국의 스페이스X로 발돋움한다. 체계종합기업의 후보로 꼽히는 한화가 항우연과 함께 2027년 이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양산에도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우주행 드라이브를 걸며 한화의 우주산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2021년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항공우주사업 전담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발족했다. 전사적으로 우주 산업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3월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에 이어 한화방산까지 합병하면서 발사체 역량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사진=한화

스페이스 허브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설립한 우주연구센터에 10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민간 기업이 대학과 함께 만든 우주 분야 연구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을 통해 위성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 영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현 한화페이저)를 인수하고, 미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 지분투자했다. 지난 2021년에 세계 최초의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의 지분(8.8%)을 확보하는 등 우주 통신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위성 활용 서비스 산업도 주목한다. 국내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며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넓혔다. 쎄트렉아이는 세계 최고 해상도의 상용 지구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 개발에 나섰다. 발사 목표 시기는 2024년으로 한화의 스페이스 허브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위성제작→발사수송→위성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향후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해 국내 최초의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 추가 발사는 여전히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도전적인 사업이지만 항우연의 축적된 역량과 국내 300여개 업체의 기술, 한화의 우주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추가 발사에 성공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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