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승부사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 거인의 선두 질주 돌풍이 태풍으로 커진다.
롯데는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연장 10회 초 나온 노진혁의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롯데는 31경기 만에 20승(11패) 고지를 밟고, 승률 0.645의 성적으로 지난 3일 이후 다시 1위에 복귀했다.
이상 기온 현상으로 전국이 무더워진 날씨 속에서도 롯데의 승전보는 계속 울려퍼지고 있다. 롯데는 타 팀 보다 최소 1경기에서 많게는 6경기까지 덜 치르고도 기존 단 2팀(SSG, LG) 뿐이었던 20승에 올랐다.
30경기 기준으로도 지난 1986년 이후 최고 승률을 경신한데 이어, 역대 최고를 노려볼만한 흐름으로 향하고 있다. 매년 반복적으로 들었던 ‘봄데’라는 오명도 떨쳐낼 수 있을만 한 시즌 초반 페이스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롯데의 돌풍에 많은 이유들을 꼽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끈끈해진 집중력을 이유로 설명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 올해 롯데는 1점차 승부 시 4승 1패로 가장 높은 승률 0.800을 기록 중이다. 5차례의 연장전 승부에서도 3승 2패 승률 0.600을 기록하며 반타작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선취 득점시 승률(0.765)과 QS 승률(승률 0.889)도 매우 높은 편이다.
거기다 롯데는 올해 7회까지 앞선 18경기에서 단 1경기도 패하지 않고 모두 승리했다. 그만큼 선발투수가 호투하거나 선취득점을 올렸을 경우, 경기 후반까지 리드하고 있을 경우 경기 승리를 지켜내는 힘이 생겼다는 뜻이다.
또한 올해 롯데는 20승 가운데 역전승으로만 10승을 거두며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5회까지 뒤진 경기서 6승 8패를 기록해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승률(0.429) 역시 기록 중이다. 특히 롯데는 7회까지 뒤져 패색이 짙은 10경기에서 2승을 거둬 역시 이 부문에서도 승률 2위(0.200)에 올라 있다. 뒤집기의 색깔이 가장 강한 팀으로 변모하면서 뒤져 있는 경기도 중반부터 후반 끝까지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단기간의 성적은 반짝하고 지나가는 돌풍일 수 있지만, 롯데가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견고함이나 승부사 기질은 높은 성채로 짓고 거침없이 적들을 물리치는 거인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리드를 잡으면 내주지 않고, 지고 있었던 경기마저 뒤집는 롯데의 저력이 이제 돌풍을 큰 태풍으로 바꿔 놓을 조짐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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