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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실적이 감소한 주요 카드사들이 ‘혜자카드’를 줄이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고객들에게 무이자 할부나 할인, 무제한 포인트 적립 등으로 혜택을 제공해왔던 비용을 줄이면서 카드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제로 모바일 에디션2’ 포인트형·할인형 2종을 이달 말일 발급 중단하기로 했다. 이 카드는 연회비 1만원으로 조건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0.7% 할인과 외식, 마트, 편의점 1.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할인형’과 조건없이 전 가맹점 1% 적립 및 외식 등 2.5% 적립해주는 ‘포인트형’으로 혜택을 제공해왔다.
신한카드도 지난 2일 ‘카카오뱅크 신한카드’를 단종했다. 이 카드는 2021년 단종된 ‘신한 더모아 카드’의 짝퉁이라는 뜻으로 ‘짭모아’카드로도 불렸다. 전월 실적 상관없이 5000원 이상 결제시 캐시백을 제공하는 혜택으로 월 최대 5만원까지 캐시백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카드 발급이 종료됐다. 해당 카드의 단종 소식에 막바지로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카드 발급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 외에 캐시백 5% 혜택을 제공한 ‘신한 딥에코 카드’는 지난 3월에 단종된 바 있다.
롯데카드도 최대 2% 엘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L.PAY.by 롤라카드’와 함께 롯데홈쇼핑 결제 할인 및 적립혜택을 제공하는 ‘롯데홈쇼핑 벨리곰카드’ 등의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소비자 혜택이 많은 카드를 단종시키는 배경엔 어려워진 업황이 있다. 올 1분기 주요 카드사 5곳(삼성·신한·우리·하나· KB국민)의 당기순이익은 총 4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줄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이 증가한데다가 대손충당금 규모도 커지면서다. 업계선 이같은 실적 감소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의 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46.3%, 31%, 63% 줄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도 순이익이 9.5%, 5.2% 감소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1분기 실적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카드사들은 캐시백과 한도없는 적립 등이 담긴 카드들을 단종시키며 영업비용 감축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업황이 어려워진만큼 무이자 할부나 캐시백 지급 등 카드사들의 비용으로 부담되었던 혜택들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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