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320만원”…26세 MZ 직장인, 전문가가 말한 3년 안에 ‘5천만원’ 모으는 방법은?
고물가·고금리 시대가 지속되며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많은 가운데, 2023년 5월 1일부터 시작된 ‘청년내일저축계좌’에 많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과거 만기 2년의 청년희망적금조차 유지하지 못한 청년들이 속출했기에 이번 정책이 청년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적금은 사치”… MZ세대 ‘청년희망적금’ 해지 행렬
고물가·고금리 시대가 지속되며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위해 정부가 출시한 금융상품 인기가 급속도로 시들고 있습니다. 만기 2년의 청년희망적금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현 정부 들어 출시한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2023년 2월 13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기준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는 256만7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 1분기 말 출시 때(286만8000명)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30만명 이상이 적금을 해지한 셈입니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34세 청년에게 최대 연 10% 상당의 고금리 이자를 지원해 자산형성을 돕는다는 취지로 문재인 정부에서 출시한 적금 상품입니다.
은행이 제공하는 금리(약 6%)에 저축장려금(2~4%)이 주어지고 비과세 혜택까지 있어 청년들 사이에서 ‘혜자(인심이 좋은) 상품’이라고 불렸습니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이 상품에 38만명 정도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상품이 출시되자 300만명 가까이 몰려 급하게 예산을 증액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에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대출금리가 치솟으며 당장 주머니가 빈 청년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적금을 해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대한 이자를 많이 받기 위해 초회차부터 최대 납입액(50만원)을 부어온 청년들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해지에 나서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2022년 4분기 말 기준 현황은 나오지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고공행진을 거듭 중인 물가상승률과 2023년 초부터 시작된 ‘가스비 폭탄’ 등을 고려하면 갈수록 해지율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석열 정부가 청년희망적금 후속으로 내놓은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으로, 만 19~34세 청년이 최대 월 70만원을 저축 시 지원금 최대 6%를 얹어 5년 후 5000만원으로 돌려주는 상품입니다. 문제는 만기와 납입액입니다. 만기 2년, 최대 납입액 50만원인 청년희망적금조차 1년도 안 돼 수십만명이 중도 탈락하는 상황에서 만기 5년에 최대 납입액 70만원인 상품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무리 금리가 높아도 실생활에 드는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초장기 적금을 유지할 수 있는 청년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6세 직장인, 월급은 320만원”.. 저축은 모르겠어요..
직장인 3년차 A씨는 요즘 들어 “통장을 들여다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합니다. A씨는 “20대 중반에 월 320만원이면 적게 벌진 않는 것 같은데 예·적금은 900만원뿐”이라고 말했습니다.
26세 A씨 월수입은 320만원입니다. 비정기 수입으로는 연말정산 환급금과 상여금 등을 합쳐 200만원이 잡힙니다.
지출 가운데 고정비는 70만원입니다. 보장성 보험료(25만원), 학자금대출 이자(18만원), 휴대폰비(11만원), 구독료(1만원), 모임비(10만원), 기부금(5만원) 등입니다. 변동비는 식비(50만원), 교통비(6만원), 카드 값(100만원)을 합쳐 156만원입니다.
저축에는 청약저축(10만원), 적금(50만원), 파킹통장(34만원) 등을 합쳐 94만원을 씁니다. 별도 연간비용은 800만원입니다. 자산은 1420만원입니다.
청약저축(230만원), 적금(60만원), 파킹통장(610만원), 주식(520만원) 등입니다. 부채는 학자금 대출 930만원이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사회초년생 땐 얼마를 버느냐보다 돈 관리 체계를 제대로 잡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하다”고 말하며 “잦은 할부는 다음달 상환금액을 더욱 예측할 수 없게 하고, 신용카드 실적에 따른 포인트 혜택도 포함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손실만 키운다. 신용카드 공제에 있어서도 일정 금액 이상에선 현금이나 체크카드 사용이 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A씨의 가장 큰 문제는 예산 없이 신용카드로 주된 결제를 해왔다는 점입니다.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기 때문에 그 금액이 매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정기 지출 규모도 월수입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소비 항목은 보험, 휴대폰, 모임, 기부 등 여러 가지고 휴대폰 소액결제를 쓰는 등 결제수단도 다수입니다.
특히 미래를 염두에 둔 저축계획을 짜본 경험이 없어 소득이든 만기적금이든 돈이 생기기만 하면 소비에 써도 된다고 오인하는 A씨 판단도 개선돼야 한다는 게 금감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소비 후 잔액을 파킹통장에 옮기는 행위를 저축이라고 인식하는 습관도 문제입니다.
이후엔 나갈 돈, 쓸 돈, 저축할 돈을 개념적·실제적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나갈 돈은 고정비로, 말 그대로 매달 동일하게 반복적으로 나가는 자금을 뜻합니다.
이미 지출하기로 약정한 금액이라 변경은 쉽지 않고, 이를 제외한 금액을 가지고 재무계획을 세우면 됩니다. 쓸 돈은 매월 발생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로 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예산입니다. 저축은 이 두 항목을 제외한 잉여금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예산도 조정해야 합니다. 일단 지출이 너무 많습니다. 가령 휴대폰 요금제를 당장 변경해 고정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생활비 명목으로 ‘카드 값 100만원’으로 책정해놓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교통비, 식비를 비롯해 의복비, 선물비용 등 비정기 지출도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분리해내야 합니다.
다음은 재무목표를 명확히 세우는 일입니다. 3년 내 5000만원을 만들기 위해선 매월 135만원을 저축(적금금리 3% 만기일시금 기준)해야 합니다. 추가 정기저축 개설이 필요합니다.
신용카드 대금은 파킹통장에서 상환하는 게 좋습니다. ‘통장쪼개기’는 필수입니다. 월급, 데이트, 생활비, 비상금 등 명목을 세분화해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추가로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한다고 신용점수가 반드시 오르지는 않는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현재 지출 예산에서 신용카드 실적에 포함할 수 있는 소비 규모는 연 2200만원 정도인 만큼 혜택이 크다면 그 절반 정도만 신용카드로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역대급 혜택”…10만원 넣으면 정부도 10만원…’청년내일저축’ 신청 시작
정부는 자산형성을 어려워 하는 청년들을 위해 저소득층 청년 저축액의 최대 3배까지 같은 금액을 추가 지원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의 만19세~34세 일하는 청년이이라면 청년내일저축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저소득 가구 청년의 경우 가입 연령 기준은 15세~39세로 상향됩니다.
청년내일저축계좌는 3년간 매월 1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1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금융상품입니다. 3년 만기 시에는 본인 납입 360만원을 포함한 총 720만원의 적립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매달 1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30만원을 지원해주며 3년 뒤 본인납입 360만원을 포함한 총 1440만원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신청을 희망하는 경우 오는 2023년 5월1일부터 26일까지 주소지 시군구 내 가까운 읍면동사무소에 방문하면 됩니다. 보건복지부(복지부)가 운영하는 복지포털사이트 홈페이지에서도 2023년 5월 15일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복지부는 원활한 접수를 위해 오는 2023년 5월 12일까지 초기 2주간은 출생일 기준 5부제로 모집합니다. 출생일 끝자리 기준으로 월요일에는 1·6, 화요일에는 2·7, 수요일 3·8, 첫째 목요일(4일)은 4·5·9·0, 둘째 주 목요일(11일) 4·9, 금요일은 5·0인 경우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15일부터 26일까지는 자율 신청입니다.
올해 2년차를 맞이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는 가입기준이 대폭 완화됐습니다. 가입 가능한 청년의 근로·사업소득 기준을 기존 20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올렸습니다.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주거와 생계를 달리하는 청년가구의 경우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소득·재산만 조사해 지원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임신이나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휴직이나 퇴사를 한 경우에는 최대 2년까지 적립을 중지할 수 있습니다.
계좌 개설 대상자에 대한 선정 결과는 2023년 8월 중 개별 안내할 예정입니다. 선정 안내를 받은 청년은 통장을 개설하면 됩니다.
정부지원금을 전액 지원받으려면 가입 후 3년 간 근로활동을 지속하면서 매월 10만 원 이상을 저축해야 합니다. 또한 자산형성포털 내 온라인 교육 10시간을 이수하고, 만기 6개월 전에 자금사용계획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현실적으로 26살에 320만원 버는 것 자체가 힘듦”, “청년희망적금이 아니라 절망적금이다..”, “식비 쓰는것만으로 벅찬데 저축은 어떻게 하나요”, “이번 정책은 해볼만 하려나”, “진짜 모으고 싶은데 쉽지 않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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