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대투수’의 타이틀은 이렇게 탄생했다.
양현종은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는 8이닝 동안 투구 수 101개 6피안타 10삼진 역투를 펼치면서 시즌 2승을 챙겼다.
특히 정민철과 함께 KBO리그 역대 다승 공동 2위(161승)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말 그대로 혼신의 투구였다 봐도 무방하다. 지난 2020년 9월 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10삼진 이후 약 3년만에 10삼진을 올렸다.
이어 2010년 10월 18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3년 만에 8이닝 이상 투구를 이어갔다.
당시 KIA의 3-0 승리를 견인하는 데 사용한 그의 팔 상태는 어땠을까. 지난 10일 양현종이 개인 SNS를 통해 공개한 팔사진을 살펴보면 공을 던지는 왼쪽 팔과 오른쪽 팔의 크기 차이가 눈에 띄게 보인다.
선발 등판 경기를 가진 뒤 반나절 가까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팔 크기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투구 후 손상을 많이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날 저녁 스포츠 트레이닝 파트의 한 관계자는 본 기자를 통해 “공을 던지는 만큼 팔에 무리가 오는 것이다”라며 “투수들이 100% 전력투구를 이어갔을 때 전완근과 손가락이 붓는 현상을 자주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한 방송사 유튜브 채널에서 SSG 노경은은 2012년 146이닝, 2013년 180.1이닝 등 많은 투구를 한 뒤 체력적인 부담이 없었냐는 질문에 “그때부터 슬럼프가 시작됐다. 당시 김선우 해설위원이 데미지가 올 것이라고 말해줬는데 대수롭지않게 생각했다”며 “이후 1이닝 투구만 해도 전완근이 붓기 시작했고 건강했던 팔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듬해인 2014년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만큼 투수라는 포지션이 부상 위험에 노출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팔 손상을 막는 방법은 오직 긴 시간의 휴식뿐이다. 다만 시즌 초반 순위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오기 위해선 투수들은 어쩔 수 없이 이 고통을 견뎌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현종 역시 호투 속에서 남모를 고통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매번 등판 경기에서 전력투구를 펼치는 이유는 KIA의 상위권 도약을 위해, 또 자신의 선발 경기를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숨겨져 있었다.
이제 양현종은 KBO 최다승 1위 타이틀을 넘본다. 현재 이 자리는 송진우(한화/210승)가 지키고 있다.
과연 양현종이 앞으로의 호투를 이어 나가 최다승 대기록을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KIA는 11일 선발투수로 윤영철을, 이에 맞서는 SSG는 오원석을 출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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