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은 10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며 “정책자금 위주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모험자본이 벤처·스타트업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금융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바람직한 입법·정책방향’ 간담회에서 “융자에서 투자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 4월 정부가 벤처·스타트업 자금 지원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0조50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시행한 건 재정상황이 안 좋은 와중에 내린 큰 결단이고 환영한다”며 “국회도 지난달 비상장 벤처 창업주의 복수의결권을 통과시키는 등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지원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 벤처생태계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금융이 관치화된 것”이라며 “이것이 개선되지 않으면 벤처강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장은 벤처·스타트업의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투자은행(IB)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기관이 M&A를 통해 (벤처·스타트업의) 생존 확률을 높이면 민간 여유자금이 정부 정책자금과 결합해서 창업 생태계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벤처강국인 미국의 경우, IB 종사자 3분의 2가 엔지니어”라며 “과학기술을 알고 세계 기술시장의 동향을 정확히 알아야 금융기관을 신뢰하고 금융기관이 주선하는 M&A에 벤처기업이 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전통 금융의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은행의 벤처펀드 출자한도 확대 △은행 등 금융회사의 비금융회사 출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금산분리 합리화 추진 △비상장 벤처주식에 투자하는 집합투자기구 도입(BDC 제도) 등을 제안했다.
벤처·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기관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자산 평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운 여신금융협회 본부장은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보다 약 1.3~1.5배 위험자산으로 가중해 평가돼 은행 건전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비상장회사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국회 산자위・정무위・과방위・기재위 수석전문위원 등 국회 관계자와 벤처·스타트업 협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은 모두 의원실로 통지해 정기국회 이전 필요한 입법과 정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 당 교섭단체 및 관련 상임위원장, 간사에게 전달하고 필요할 경우 의장 명의 법안 발의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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