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 신차 ‘레인저 와일드트랙’을 최근 시승했다. 신모델로 출시되며 상품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외형은 포드 인기 모델인 F150과 비슷해졌으며, 실내는 첨단 기능들을 더해 신차다운 구성을 갖췄다.
포드 F150은 풀사이즈 픽업트럭으로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인기차종이다. 신형 레인저는 F150을 비슷하게 닮았다. 특히 C자형 헤드램프 디자인은 쌍둥이처럼 똑같다. F150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듬직한 픽업트럭’의 디자인을 잘 살렸기 때문인데, 레인저도 흡사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구형 대비 디자인의 매력을 대폭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픽업트럭은 기본적으로 차고가 높아 어지간한 험로들은 문제없이 주행 가능하다. 보편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비 특화된 부분으로 시승하는 동안에도 ▲비포장도로 ▲계곡 주변 산길 ▲캠핑장 등을 거침없이 내달렸다. 또 유연하게 조율된 서스펜션 감각을 바탕으로 승차감이 준수해서 도심에서 타기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적재함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보지는 못했으나 ▲캠핑 ▲낚시 ▲서핑 등 레저활동을 즐긴다면 SUV 대비 자유도가 높은 픽업트럭의 적재공간 덕분에, 장비를 싣는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체 길이는 5380mm로 대형 SUV를 웃도는 길이지만 버겁다고 느낄 정도로 운전이 어렵지는 않다. 핸들링이 비교적 가볍고 조작감이 좋아 일반적인 SUV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차고가 높아 전방 시야가 탁 트인 것도 운전 피로도를 줄여주는 요소다.
시승한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2.0ℓ 디젤 엔진을 탑재해 205마력, 51토크의 힘을 낸다. 출력은 무난한 수준이지만 디젤 엔진 특유의 토크는 만족스러웠다. 실제로도 3500kg을 견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하며 큰 캠핑 트레일러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디젤 엔진 소음이 큰 편은 아니지만, 실내 방음이 뛰어나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다만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을 줄이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주행 중은 물론이고 정차 중에 디젤 엔진의 진동을 차체가 상당 부분 흡수하는 느낌이다.
실제 주행 연비는 9~9.5km/l 수준을 유지했다. 커다란 차체와 육중한 무게를 고려했을 때 연비가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고속도로 위주로 주행한다면 12~13km/l 수준의 연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실내는 구형 대비 상품성이 일취월장한 부분이다. ▲애플카플레이 ▲안드로이드오토가 모두 가능하고 화면이 커서 사용이 매우 편리하다. 차로유지 보조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홀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운전을 편안하게 돕는 다양한 기능들이 빠짐없이 탑재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차량을 평가하면 외형 디자인을 인기 있는 F150과 비슷하게 꾸미고 신차다운 편의 기능을 풍성하게 추가해 구형보다 상품의 가치가 크게 향상했다고 볼 수 있다. 특별한 단점도 없어 구매 후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구형 대비 가격의 상승 폭이 상당하다는 점으로 포드코리아는 미국 달러 환율이 치솟고 물류비, 인건비 등 제작 단가가 크게 늘어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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