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뛰는 야구’를 공격적으로 펼치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지표 중 몇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LG는 9일 현재 도루 시도(68회), 도루 성공(40회), 도루 실패(28회), 주루사(21회), 견제사(6회) 등 뛰는 것과 관련한 대부분 항목에서 좋든 나쁘든 부동의 1위를 달린다.
도루 성공률은 58.8%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뛴다. 상대방을 계속 흔들어 실수를 유발해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은 9일 경기에서도 4-4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에서 신민재가 3루 도루를 감행하다가 잡힌 바람에 연장으로 가 힘겹게 5-4로 이겼다.
염경엽 LG 감독의 적극적인 발야구는 시즌 초반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염 감독은 주루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며 뛰는 야구를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발야구로 접전에서 한 점을 뽑아 귀중한 1승을 챙기려는 LG의 압박 야구는 훌륭한 득점 전략이자 역동성과 관전 재미를 배가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선수들의 체력이 받쳐줘야 뛰는 에너지가 폭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상대 팀을 지치게 하기 전에 먼저 방전되면 뛰는 야구의 효과는 사라진다.
LG의 올해 정규이닝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9분으로 10개 구단 평균보다 8분 길고, 가장 일찍 끝내는 키움보다도 16분을 더 한다.
‘피치 클록’을 도입해 경기 시간을 대폭 줄인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 이닝 평균 경기 시간(2시간 38분)보다 41분이 더 길다.
연장전을 포함한 LG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25분으로 역시 10개 구단 중 가장 길다.
LG는 또 팽팽한 경기도 많이 치렀다.
가장 많은 1점 차 경기(6승 5패)를 벌였고, 2점 차 경기도 6번(4승 2패)을 했다. 2점 이하에서 울고 웃은 경기 수가 LG가 치른 전체 시즌 경기 수(30경기)의 절반이 넘는 17번이나 된다.
선수나 벤치 모두 두 경기에 한 번꼴로 무섭게 몰입했다는 뜻이다. 경기는 길고, 집중도는 높아 무더위가 오기 전에 체력이 떨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게다가 마무리 고우석이 허리 통증으로 이탈해 뒷문은 헐거워졌고, LG의 지키는 야구는 불안해졌다. 경기를 쉽게 운영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접전이 이어지고, 자주 뛸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
LG는 팀 타율(0.296)과 팀 득점(170점) 1위이지만, 한 이닝에 4점 이상 뽑는 ‘빅 이닝’을 그리 많이 달성하진 못했다.
득점의 ‘임팩트’가 상대적으로 약해 끝까지 안심하기 어려운 적이 많았다.
LG의 빅 이닝은 4월 둘째 주까지 몰려 있고, 4월 18일 이후 치른 16경기에서 빅 이닝 경기는 두산 베어스를 11-1로 대파한 이달 7일 경기뿐이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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