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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금 빼먹는 한방병원… ‘연 1.5조’ 흡입하는 하마

머니s 조회수  

그래픽=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車보험금 빼먹는 한방병원… ‘연 1.5조’ 흡입하는 하마
② 백내장 잡으니 손해율 ‘뚝’… 다음은 도수치료?
③ 과잉진료·보험사기 잡으면 보험료 안 오를까?

#. 2014년 12월 경미한 접촉사고를 낸 A씨(50)는 올해 1월에야 피해자와 합의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자동차 수리비는 불과 142만원이었지만 피해자는 사고 후 지난 1월까지 8년1개월 동안 총 473회 통원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방병원에서 진단명은 단순타박상으로 상해급수 14급에 해당하는 경상이었는데 총 치료비가 599만2805원에 달했다. 피해자는 한의원 방문 당일 침술, 부항, 약침, 추나요법, 온랭경락요법, 구술(뜸), 한방파스, 경근간섭저주파요법까지 ‘8종 세트 진료’를 받았고 첩약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22년 7월 정차 중인 자동차를 후미추돌 사고를 당한 B씨(37). 사고 당시 같이 타고 있었던 아내 C씨(34)와 치료를 위해 한방병원을 방문한 B씨에게 의사는 5일 이상 입원을 권한다. 진단명은 상해급수 14등급에 해당하는 사지 단순타박이지만 후유증을 고려해 입원하는 편이 좋다는 게 의사의 설명이었다. B씨와 C씨는 지난 2월까지 7개월 동안 각각 316회, 309회 통원 치료를 받고 2721만1160만원을 치료비로 썼다. 진료 항목을 보니 첩약, 약침, 추나, 부항, 침전기자극술 등 대부분이 한방 진료비였다.

손해보험업계가 한방병원(한방병원·한의원)과 전쟁을 선포했다. 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금 빼먹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판단해 금융당국, 국토교통부 등과 손잡고 한방병원의 과잉진료 차단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한방병원의 과잉진료는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경상환자의 진료비를 부풀리는 형태로 이뤄진다. 자동차 수리비와 치료비, 합의금을 합쳐도 200만원이 넘지 않는 작은 사고를 치료비와 합의금만 최고 1400만원이 넘는 큰 사고로 바꾸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 환자가 줄어든 일부 한방병원이 수입을 벌어들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과잉진료를 해온 정황도 포착됐다. 손보업계가 한방병원의 만행을 뿌리 뽑을 수 있을까.

한방병원 과잉진료… 문제는 불투명한 ‘진료수가’

그래픽=강지호 기자

올 상반기 손보업계에서 최대 이슈는 단연 ‘한방병원들의 과잉진료 차단’이다. 한방병원의 과잉진료로 자동차보험금 지급액이 증가할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료가 오르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진료 수가를 결정하는 국토교통부에 한방병원의 ‘진료비 기준’을 세분화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첩약·약침·한방물리요법 등 치료법마다 가격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란 것이다.

자동차보험은 급여·비급여 진료비를 다른 기준으로 보장하며 ▲ 급여는 건강보험의 수가를 기준으로 ▲ 비급여는 국토부가 정한 자동차보험 수가 기준에 따른다. 문제는 비급여 항목 비율이 높은 한방진료에서 비급여 항목의 기준이 되는 자동차보험 수가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손보업계는 한방진료 중에서도 약침과 첩약이 ‘보험금 먹는 하마’라고 보고 있다.

약침이란 침과 한약을 결합한 한의학 치료법으로 한약에서 추출한 정제액을 주사기 등에 넣어 체내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중 약침 치료비 규모는 1443억원으로 2015년(198억원) 대비 7.3배 증가했다. 한의사의 재량에 따라 시술 횟수가 천차만별이다 보니 약침을 과다처방 받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한방진료비에 들어가는 전체 자동차보험금(대물보상 제외)도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게 늘었다.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이후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진료비 가운데 한방진료비는 2019년 9569억원에서 2022년 1조4636억원으로 506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방진료비는 2067억원(1조2573억원→1조506억원) 감소했다.

1인당 진료비로 보면 지난 3년 사이 1인당 한방 진료비는 21만3000원(75만4000원→96만7000원) 늘었지만 양방은 2만5000원(66만4000원→63만9000원)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진료비 중 양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7%에서 지난해 42%로 줄었고 한방이 43%에서 58%로 급증했다.

과잉진료 막기 위한 정부 대책은?

사진=이미지투데이

국토교통부도 자동차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 한방 진료비 기준이 투명해야 한다고 판단, 한방 진료수가기준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안으로 ▲경상환자의 첩약 1회 최대 처방일수를 현행 10일에서 5일로 축소 ▲첩약, 약침 등 치료비 청구 시 성분이나 처방 내용, 환자 증상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 의무 제출토록 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한방 진료수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경우 지난 1월부터 개정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통해 자동차보험금 누수 현상 방지에 나섰다. 경상환자의 대인배상 치료비 중 본인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보험(자기신체사고 또는 자동차상해)이나 자비로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까진 100대 0 사고만 아니면 과실 정도와 무관하게 상대방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지급해줬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과잉진료는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귀결된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자동차보험금 누수를 원천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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