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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사이에서 해법 찾는 외로운 해결사, 이정식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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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오전 태풍 힌남노로 인해 피해를 입은 포항철강산업단지를 찾아 복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사진=뉴스1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오전 태풍 힌남노로 인해 피해를 입은 포항철강산업단지를 찾아 복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사진=뉴스1

‘뿌리 깊은 노동 전문가’

윤석열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장관에 이정식 장관이 발탁되자 ‘의외’라는 반응이 주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출신으로 노동 전문가인 ‘이정식’에 대한 기대, 보수 정부 하 예고된 노정 갈등에 대한 우려 등이 공존했다.

30년을 노동계에 몸담았던 이 장관의 소신은 이렇다. “죽거나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존중받으며 일하자”. 소신을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 법치주의 확립 등 노동개혁으로 구현하는 데 지난 1년을 보냈다.

이 장관은 노정 갈등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상황에선 실패의 위험과 여러 비난을 감수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노동시장의 법치주의 확립이라는 확고한 정부 기준과 노동자 보호·권리 신장이라는 평행선 사이에서 이 장관은 외로운 해결사로 사회적 갈등을 조정했다.

노동계 선배인 이 장관은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의 노동계 후배들의 말을 경청했다. 오래된 노동조합 활동의 관행을 타파하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이러한 행보가 때로는 노동계 원로들의 쓴소리 메뉴가 됐고 ‘성에 차지 않는다’는 MZ세대의 비판 대상이 됐다. 하지만 모든 게 이 장관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노동자 곁으로…”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기본 책무”

장관 취임 후 열흘도 안된 지난해 5월 19일, 울산 울주군 소재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원인미상의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치는 사고였다.

이 장관의 지체없이 현장으로 달려갔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일하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다. 산재사망사고를 막는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약속한 이 장관의 산업 재해와 싸움이 시작된 때다.

같은해 11월, 이 장관은 2026년까지 사망사고만인율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인 0.29‱까지 감축한다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한다. 틀에 박힌 안전 규제와 유명무실한 자율 점검이 아닌 노사가 사업장, 건설현장 등 각각의 상황에 맞는 예방 체계를 구축한다는 ‘인식 전환’이 핵심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경남 거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 점거 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1도크를 찾아 유최안 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경남 거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 점거 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1도크를 찾아 유최안 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극단의 노사정 갈등에서 외로운 해결사로

지난해 6월 국가 기간산업이자 수출 주력 분야인 조선업에서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이 시작됐다. 골이 깊은 원·하청 이중구조에 따른 임금 차별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일부 노동자는 1㎥ 크기의 철골 구조물에 스스로를 가두고 6명의 노동자는 약 20m 높이의 수평프레임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는 등 목숨을 담보로 협상력을 높였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의 파업을 불법 파업, 불법 점검으로 규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업 47일째를 맞은 지난해 7월 18일 “법치주의는 확립돼야 한다”며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9일, 기획재정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5개 부처 장관은 “철 지난 폭력·불법적 투쟁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합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공권력 투입이 가시화되는 시점이었다.

이 장관은 같은 날 대우조선해양 목포조선소를 찾았다. 부처 장관으로서 첫 방문으로 “농성을 풀고 대화에 나서 달라”, “”농성을 중단하면 평화적 타결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하겠다”고 설득했다.

이 장관은 이튿날도 현장을 찾았다. 결국 그는 노사, 노정의 극한 대립과 공권력 투입이라는 초유의 위기 앞에서 합의를 이끌어냈다. 현장에서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긴 시간이다.

오래된 숙원, 노동개혁에 앞장서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 일하는 방식 등의 변화, 다양한 고용 형태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과 제도는 노사정 모두에게 오래된 숙제다. 역대 정부도 개선 의사를 보였으나 실패를 경험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7월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발족해 4개월간의 치열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 해소,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일하는 방식과 고용 형태의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의 예열 과정이었다.

아울러 ‘공정한 보상’과 ‘실리’를 추구하는 MZ세대 근로자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근로자들의 의식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조합과 사측의 관행과 관습에 대한 개선책도 마련해야 했다.

이 장관은 오랜 준비 끝에 올해 3월 ‘주52시간제’ 근로시간 틀 안에서 주 단위 연장근로를 ‘월·반기·분기·연’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연장근로 총량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주당 12시간 연장근로가 가능한데 연간으로 계산하면 625시간이다. 고용부는 노사가 연장근로 총량을 연 단위로 합의할 경우 ‘440시간’만 연장근로를 할 수 있게 설계했다.이렇게 되면 월 단위 계약은 주 평균 근로시간이 12시간으로 동일하지만 분기는 10.8시간, 반기는 9.6시간, 연간으로는 8.5시간이 된다. 제도 도입에 따라 주52시간제를 유지하면서도 실근로 시간 단축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종별, 직무별 상황에 맞는 근로시간 유연화가 핵심이며 장기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시스템 설계지만 ‘주69시간’이라는 덫에 걸렸다. 이론상 1주차에 69시간, 2주차에 63시간, 3주차에 40시간, 4주차에 40시간이라는 근로조건을 짤 수 있는 탓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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