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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출석 퇴짜’ 송영길 “나를 구속하라”…검찰청 앞은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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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박상곤 기자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박상곤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관련 ‘돈 봉투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지지·반대 세력이 몰려들어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검찰은 “출입증 등록이 돼 있지 않다”며 송 전 대표를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58분 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자진 출석했다. 송 전 대표가 등장하기 한 시간 전부터 청사 주변은 송 전 대표의 지지·반대 세력과 유튜버 등으로 붐볐다.

청사 앞에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은 송 전 대표가 나타나자 ‘송영길’을 연호하며 “송영길은 청렴하다. 영기리보이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반면 송 전 대표를 반대하는 측에선 “고개 숙여라. 빨리 나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송 전 대표는 몰려드는 사람들을 뚫고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그는 출입 관리 직원에게 “검사님 면담 좀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지만 직원은 “현재 출입증 등록이 돼 있지 않다”며 들여보낼 수 없다고 답했다.

이후 송 전 대표가 본인을 조사하는 반부패수사2부의 김영철 부장검사와 전화 연결을 해줄 것을 부탁했고 직원이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간 지 9분 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통상 조사 대상자가 일방적으로 출석하는 경우 출입증이 발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영길 “제가 모르는 상황 있을 수도 있어…비겁한 협박·별건 수사 중단하라”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 전 대표는 출입증이 발급되지 않았다며 발걸음을 돌렸다./사진=박상곤 기자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 전 대표는 출입증이 발급되지 않았다며 발걸음을 돌렸다./사진=박상곤 기자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빠져나온 직후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키우는 신혼부부, 워킹맘, 2·30대 비서들을 압수수색·임의동행이란 명분으로 데려가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무도한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인생 털이 먼지 털이식 별건 수사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인격 살인을 하는 잔인한 검찰 수사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부족해졌고 다급해진 검찰이 자신과 측근들의 주거지, 먹고사는문제연구소 등을 압수 수색을 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유일한 수사의 근거였던 이정근 씨의 신빙성 없는 녹취록은 증거능력도 부족하고 이후 재판과정에서 이정근 씨의 진술 번복으로 기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검찰이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갑자기 29일 아침 여섯 군데를 압수 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고인을 임의동행해 갖은 협박과 회유를 하고 있다”며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다는 인디언 기우제처럼 뭔가 나올 때까지 수사한다는 마구잡이식 수사는 심각한 인권침해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적 기획 수사라는 주장도 폈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1년 동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는 이재명 대표 수사에 올인했지만 별 효과도 없었다”며 “대미·대일 굴욕외교와 경제 무능으로 민심이 계속 나빠지자 반부패수사2부가 일부 언론과 야합해 송영길을 표적 삼아 정치적 기획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극필반, 과유불급. 민심이반을 검찰 기획 수사로 바꿀 수 없다”며 “정치적 기획 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정근 개인 비리 사건에서 송영길 주변에 대한 이중 별건 수사를 하는 탈법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송 전 대표는 “박희태 국회의장 전당대회 금품수수사건처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로 사건을 이첩해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주변 사람 대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살포가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전당대회가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하고 저는 30분 단위로 전국을 뛰어다녀 제가 모를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고 기소가 되면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 후원금이 경선 자금으로 쓰인 거라 의심받는 상황에는 “”의혹도 필요 없이 회계장부를 분석하면 나올 거 아니냐”며 “회계장부를 압수 수색을 해 갔으니 투명하게 분석해서 관련 없음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또 먹고사는문제연구소의 PC 하드디스크가 교체된 것에 대해선 ” “그런 문제는 법정과 검찰 수사에 대응하겠다”며 “검찰이 수사권이 있다면 우리는 방어권이 있다. 모든 것을 다 별건 수사를 하고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만든다. 진정한 검찰이라면 별건 수사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지 40분 만에 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송 전 대표의) 계획은 일단 오늘까지만 논의한 상황”이라며 “아직은 향후 일정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반대세력에 둘러쌓인채 법원종합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박상곤 기자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반대세력에 둘러쌓인채 법원종합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박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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