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14.2% 감소한 496.2억달러…IT·석유·철강 동반 약세
자동차·선박 수출 늘어…국제에너지가 하락 등으로 수입액 13.3%↓
무역적자 규모, ‘1월 125.2억달러→4월 26.2억달러’ 점차 축소
대중 무역적자 7개월째…미국·아세안에선 무역흑자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부문의 경기 부진 장기화 여파로 한국의 수출이 7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전체 무역적자가 14개월째 계속된 가운데 대중 무역적자도 7개월째 이어졌다.
다만 지난 1월 125억2천만달러까지 커졌던 무역적자 규모는 올해 들어 꾸준히 축소되다가 4월에는 한화로 3조원대인 26억달러 수준까지 좁혀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4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4월 수출액은 496억2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7개월 연속 작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4월 수출은 전달(551억달러)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월간 수출은 1월 464억 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데 이어 2월(501억달러), 3월(551억달러)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이번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반도체 수요·가격의 동반 하락 속에서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수출 부진이 전체 수출 부진을 낳는 큰 흐름이 이달에도 계속 이어졌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63억8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1.0% 감소했다. 반도체 한 품목에서만 수출이 44억달러 줄어들었는데, 4월 한국의 전체 수출 감소액인 83억달러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4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전달(-34.5%)보다 악화했다. 작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8월 이후 9개월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40.3%), 선박(59.2%) 등의 수출이 늘었지만, 반도체(-41.0%), 디스플레이(-29.3%) 등 정보기술(IT) 품목,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 주력 상품의 수출이 두루 감소했다.
작년 4월 수출(578억달러)이 역대 4월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었다.
아울러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을 배경으로 한 공급망과 무역 질서의 대변화 속에서 주요 수출국의 수출 부진은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측면도 있다.
반도체 산업이 발달해 한국과 무역구조가 유사한 대만의 경우 지난 3월 수출 증가율 -19.1%를 기록하는 등 작년 12월부터 넉 달 연속 작년 동기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일본도 작년 4월 이후 10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해 대규모 무역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지역별 수출 현황을 보면,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26.5%), 아세안(-26.3%) 등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유럽연합(9.9%)과 중동(30.7%)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자동차 수출 급증과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일반기계 등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입 수요 둔화, 계속되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4월 수출이 감소했다”며 “수출 대상국인 중국, 베트남의 수입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이는 우리 대중국·아세안 수출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4월 수입액은 522억3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3.3% 감소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유(-30.1%), 가스(-15.5%) 등 에너지(-25.8%) 수입액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다만 반도체 장비와 수산화리튬 등 이차전지 소재 수입은 증가했다.
특히 중국에서 주로 들여오는 반도체 양극재 소재인 수산화리튬의 4월 수입 증가율은 245.6%로, 1월(405.7%), 2월(956.2%), 3월(386.1%)에 이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4월 무역수지는 26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로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
다만 무역적자는 지난 1월 125억2천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53억달러, 3월 46억3천만달러, 4월 26억2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점차 감소하며 개선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간 무역수지가 20억달러대로 내려온 것은 작년 6월(24억7천만달러) 이후 10개월 만이다.
국가별 무역수지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작년 10월 이후 7개월째 이어졌다.
4월 대중 무역적자는 22억7천만 달러로 중동(56억4천만달러)을 제외하면 개별 국가 중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4월 대중 무역적자는 전체 무역수지 적자(26억2천만달러)와 유사한 규모였다.
미국(36억6천만달러), 아세안(23억7천만달러), 베트남(19억2천만달러) 등 국가·지역에서는 무역수지 흑자가 났고, 중동(56억4천만달러), 중국(22억7천만달러), 일본(19억3천만달러) 국가·지역에서는 무역수지 적자가 났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져 수출이 감소하고 무역적자가 계속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즉각 수출 증대 효과를 낼 수 있게 유망 품목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이차전지 등 기술개발 투자,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등 정책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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