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프리는 2021년 6월 연인 케니드 오언(49)과 반려견 도베르만 두 마리를 데리고 멀지 않은 바닷가로 여행을 가게 됐다. /사진=NDTV 갈무리 |
신장을 이식받지 못하면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한 영국 여성이 반려견의 도움으로 2200만분의 1의 확률로 일치하는 신장의 공여자를 찾아내는 기적을 이뤘다.
1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루시 험프리(44)는 2019년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병을 15년 이상 앓아 신장 기능이 약화해 이식 없이는 5년밖에 살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상태였다. 특히 루푸스병 때문에 이식이 까다로워 적합한 신장을 찾을 확률은 2200만분의 1이었다.
그러다가 험프리는 2021년 6월 연인 케니드 오언(49)과 반려견 도베르만 두 마리를 데리고 멀지 않은 바닷가로 여행을 가게 됐다. 애초 휴양지인 에버리스트위스를 가려고 계획했지만 너무 아픈 탓에 먼 여행을 갈 수 없었다.
험프리는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캠핑카를 주차했다. 반려견들과 함께 바비큐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반려견 ‘인디’가 9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여성에게 계속 다가갔다.
험프리와 오웬이 인디를 붙잡으려 이름을 계속 불렀다. 큰 도베르만 견종은 약간 위협적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멀리 있는 여성이 음식이나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이들은 인디를 부르다가 끝내 여성에게 사과하려고 갔다.
검사 결과 케이티 제임스(왼쪽)의 신장이 완전히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의사는 2200만분의 1의 확률로 완벽한 신장을 찾았다고 했다. 가운데 반려견 ‘인디’. /사진=BBC 보도화면 갈무리 |
이 여성은 해당 지역 출신의 케이티 제임스(40)였다. 험프리는 제임스에게 사과를 건네며 그를 바비큐 파티에 초대했다. 제임스는 파티에 참석해 사 온 술을 험프리에게 권했다. 험프리는 술을 마실 수 없다고 하며 “신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놀랄 만한 이야기는 여기서 나왔다. 제임스가 “나는 얼마 전 신장 기증 등록을 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기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누구든 원하는 사람에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바로 다음 날 기증자 코디네이터에게 연락해 사실을 알렸다.
여러 검사 결과 제임스의 신장이 완전히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의사는 2200만분의 1의 확률로 완벽한 신장을 찾았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대기에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해 10월 이들의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험프리는 “인디가 거의 제임스를 의심하고 제임스를 선택했다는 것은 사실에 가깝다”며 “나는 이 이식이 정말 필요했다. 몇 년 동안 대기자 명단에만 있었던 나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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