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슛을 시도하는 서울 SK 오재현. /사진=KBL |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서울 SK가 위기를 맞았다. 1차전 승리 이후 내리 2경기를 내줘 시리즈 역전을 당했다. SK는 29일 홈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13점차까지 앞서 있다가 70-81로 패했다.
SK 오재현(24)에겐 더욱 힘든 경기였다. 10분14초를 뛰었지만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2점슛 3차례, 3점슛도 2번 던진 것이 모두 림을 외면했다. 계속된 득점 실패에 자신감도 줄어든 모습이었다. 제 플레이가 되지 않았다. 코치진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전반 9분 넘게 뛰었던 오재현은 후반이 되자 44초밖에 뛰지 못했다.
전희철(50) SK 감독이 오재현에게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 슛을 많이 넣으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쯤이야 안 들어가면 어때’하는 당당한 마인드다.
보고 배워야 할 롤모델이 팀에 있다. 바로 베테랑 허일영(38)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슛을 던지는 리그 수준급 슈터다. 베테랑답게 큰 경기에 강했다.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13.2득점, 3점슛 평균 2.2개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1차전에서도 10점을 올리며 SK 승리를 이끌었다.
전희철 감독은 “허일영 정도는 돼야 6~7개를 놓쳐도 자신 있게 쏘는 것”이라며 “이유는 본인이 인정받고 있는 슈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감독은 “오재현은 ‘슛이 없다’는 평가 때문인지 득점이 안 들어가면 플레이가 위축된다. 만약 안 들어간다고 해도 다른 플레이를 해주면 된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유효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수비 등 다른 플레이를 다 까먹는다. 다음에 걸리면 ‘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치고 들어가지 말라고 해도 계속 치고 들어간다”고 아쉬워했다.
서울 SK 베테랑 허일영. /사진=KBL |
오재현은 폭풍같은 드리블, 몸을 던지는 허슬플레이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슛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녔다. 올 시즌 정규리그 평균 6.6득점, 챔프전에서도 3.3득점으로 부진 중이다. KGC는 이러한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오재현이 공을 잡을 때 새깅 디펜스를 사용한다. 멀리서 떨어져 수비하는 상대의 노골적인 전략에도 오재현의 슛이 들어가지 않으니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다. SK는 원투펀치 김선형, 자밀 워니가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오재현의 득점포가 살아나준다면 큰 힘이다. 물론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허일영을 단숨에 따라잡기란 불가능하겠지만, 자신감 있게 던지는 슛이 한두방 터진다면 상대의 허를 제대로 찌르게 된다. 김선형, 워니에게 도움수비 가는 것을 제한해 상대 압박을 헐겁게 만드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전 감독이 칭찬한 허일영이 그 역할을 맡고 있지만, 혼자로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전 감독이 내외곽 플레이가 가능한 최준용의 부상을 상당히 안타까워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옵션이 많지 않다.
깜짝 히어로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등장한다. 오재현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필요한 준비물은 ‘자신감’이다. 지난 부진을 마음속에서 떨쳐내는 것이 중요하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허슬플레이를 보여준 오재현. /사진=KB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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