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잠실 3연전이 곧 시작을 알린다.
서울 SK와 안양 KGC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 4, 5차전을 치른다.
안양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SK와 KGC. 잠실 3연전으로 일정이 이어지면서 SK가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지만 2차전 승리를 통해 필승법을 찾은 KGC이기에 불리할 것도 없다.
SK와 KGC는 1차전과 2차전 승리에 모두 스토리가 있었다. SK는 김선형-자밀 워니로 이어지는 원투 펀치가 무려 16개의 플로터를 성공시키며 1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반면 KGC는 2차전에서 김선형과 워니를 완벽히 막았고 렌즈 아반도가 살아나면서 반격에 성공했다.
1, 2차전을 통해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포인트는 이미 정해졌다. 결국 김선형과 워니, 그리고 아반도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SK는 최준용(부상)과 안영준(군복무)이 없다. 즉 김선형과 워니 외 KGC 수비를 무너뜨릴 무기가 없다는 뜻이다. 두 선수가 터지면 승리, 막히면 패하는 결과는 1, 2차전에 나타났다. 이러한 과정과 결과는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김선형과 워니는 1차전 이후 2차전에서 각각 문성곤, 오마리 스펠맨에게 완벽히 막혔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물론 대인 방어에 무너진 건 아니다. 오세근이 적절한 협력 수비를 펼치며 김선형과 워니의 발을 묶었다. 플로터 성공률이 높았던 오른쪽 측면 공격 루트를 철저히 봉쇄했다.
반대로 1차전에서 4점에 그친 아반도가 2차전에선 18점을 기록, 펄펄 날았다. KGC는 김선형의 체력을 최대한 소모하기 위해 아반도의 활약이 절실했다. 1차전에선 이뤄지지 않았던 바람이 2차전에선 이뤄졌다. 반대로 김선형의 체력 소모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SK에 있어 아반도의 활약은 2배 이상의 타격으로 돌아온다.
전체적으로 보면 KGC가 유리한 입장이다. 김상식 감독이 아반도의 장점만 생각해 잠실 3연전에도 중용한다면 SK는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아반도는 잠실에서 그 누구보다 강했다. SK, 삼성을 상대로 악마 그 자체였다.
더불어 KGC는 변준형과 스펠맨이 수비 외 공격에선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여유가 넘친다. 오세근의 활약이라는 상수가 존재한다. 여기에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배병준, 정준원 등 ‘명품’ 롤 플레이어들도 가득하다.
반대로 SK는 이미 모든 패를 꺼낸 상황. 김선형과 워니를 살리고 아반도까지 막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용 인원이 적고 이미 골밑은 열세다. 오세근과 스펠맨의 높이에 1, 2차전 모두 압도당한 그들이다. 전희철 감독이 새로운 필승 전술을 들고 와야만 한다.
물론 SK가 쉽게 물러설 팀은 아니다. 김선형과 워니가 한 번 막혔다고 해서 같은 방법이 통할 선수들은 아니다. 여기에 뜨거운 홈 팬들의 응원이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잠실 3연전 예매 열기가 매우 대단했다고. 분위기를 타면 KBL에서 가장 무서운 팀이 바로 SK. 단순 전력만 놓고 평가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어쩌면 1, 2차전은 탐색전에 불과했을 수 있다. SK와 KGC는 잠실 3연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한다. 그들이 원했던 5차전 엔딩을 뜻대로 이루려면 말이다. 동아시아 1, 2황의 2차 대전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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