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공급 부실에 태양광으로 ‘자력 확보’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 주민들이 전력 공급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을 이용한 ‘자력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정수 연구위원은 29일 나온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북한경제리뷰 4월호 기고문 ‘북한 가구 부문의 태양광 패널 활용과 역할’에서 북한의 태양광 이용 실태를 분석했다.
실태 분석은 표본 200개를 북한 지역별로 할당해 휴민트(인적 첩보) 자원을 활용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지역별 추정 가구 수에 곱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석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북한은 정전 일수가 관북 지방(북동부 일대) 161일, 관서 지방(북서부 일대) 144일이었고 그나마 형편이 나은 평양이 119일로 추정됐다.
하루 평균 전기 공급 시간은 평양이 6.9시간, 관서와 관북 지방은 3.7시간으로 동일했다.
북한 가정에 태양광 패널 보급은 정전이 잦은 관북과 관서가 153만대와 105만대로 31만대인 평양보다 활발했다. 이를 전체 가구 수로 환산하면 패널 보급량은 288만대로 추산됐다.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발전량은 연간 149GWh 정도로, 2020년 북한 가구 부문 전기 소비량(2천129GWh)의 7.0%를 충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패널은 99% 이상이 중국산이었다. 중국산 패널 수입이 시작된 2009년부터 유엔 제재로 수입이 중단된 2018년 3월까지 10년간 163만대가 북한에 유입됐다. 전체 보급량 추산치와 비교하면 최소 125만대가 밀수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 연구위원은 “북한 가구 부문은 지속해서 악화하는 국가 전력 공급 상황 속에서도 태양광 패널의 자력 확보를 통해 전기 소비량의 적지 않은 부분을 충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북한 체제의 정책적 지원과 무관한, 순전히 북한 주민의 민생 에너지 문제 극복을 위한 자구 노력의 결과”라며 “비핵화 초기 지원 및 협력 사업 설계 시 고려될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이라고 덧붙였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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