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송파구 방이삼거리에서 진행된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현장. /사진=김지성 기자 |
“일시정지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27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방이삼거리.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이 시작된 지 엿새째지만 현장의 혼란은 여전했다.
이번 단속은 보행자 보호 의무 강화를 골자로 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계도기간이 지난 21일 종료되면서 진행됐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라 전방 차량신호가 빨간불일 때는 보행자 유무와 상관 없이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앞에 일시정지한 뒤 우회전해야 한다.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는 우회전 신호에 따라 주행하면 된다.
이날 단속이 이뤄진 방이삼거리는 우회전 전용신호가 세 방향 모두 설치된 곳이다. 적신호시 우회전을 금지한다는 표지판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교통신호와 표지판이 다른 지역에 비해 충분한 편이지만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운전자들이 단속 1시간 동안 6명 적발됐다.
단속에 적발된 한 운전자는 “어제 유튜브도 찾아봤는데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일 때도 일시정지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며 “사람이 없었고 지나는 순간 (보행자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어 ‘아차’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행자 신호에 파란불이 들어왔으면 중간에서라도 멈춰야 한다”며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5점을 부과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적신호시 우회전 금지를 이행하지 않아 신호 위반으로 적발됐다. 이 운전자는 “우회전 일시정지를 신경 쓰다가 적신호시 우회전 금지 표지판을 못 봤다”고 해명했다. 이에 경찰은 “표지판은 기본이 되는 것”이라며 “전방 차등이 빨간색이고 횡단보도에 보행자 불이 켜졌으면 우선 일시정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방이삼거리에 설치된 ‘적신호시 우회전 금지’ 표지판. /사진=김지성 기자 |
적발된 운전자 중 일부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없는 등 위험성이 적어 계도 훈방 조치됐다. 오후 2시53분쯤 한 운전자가 신호 위반으로 적발되자 경찰은 “이 구역은 적신호에 우회전 금지인데 속도를 줄이더니 조금씩 나와 결국 우회전했다”며 “위험성이 적어 일단은 훈방 조치하지만 안전운전 해달라”고 했다.
일반적으로는 차량신호가 적신호일 때 일시정지를 한 뒤 보행자가 없으면 주행이 가능하지만 이 구역은 적신호일 때 우회전이 금지돼 있다. 우회전 전용신호가 별도로 설치도 있기 때문에 신호위반 위주로 단속하고 있다는 게 현장 경찰관의 설명이다.
이날 단속 현장을 지나던 송파구민 김모씨(71)는 “1987년부터 운전을 했는데 운전 습관이 한 번에 안 바뀐다”며 “22일부터 단속한다는 뉴스는 봤는데 아무래도 서행이 습관이지 일시정지는 안 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으니 홍보를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신호가 적신호면 3초 이상 정지해 보행자 안전이 완전히 확보된 뒤 출발해야 한다”며 “특히 우회전 보조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단속에 적발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