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청을 관리하는 국가공안위원장이 최근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겨냥한 폭발물 투척 사건을 보고받은 뒤 “장어덮밥을 잘 먹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의원(하원) 7선 의원인 다니 고이치 국가공안위원장은 전날 자민당 의원의 정치 집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다니 위원장은 총리 테러 당시 경찰청으로부터 연락받은 뒤 대응에 대해 “시찰 현지에서 기대하고 있던 장어 덮밥을 잘 먹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5일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에서 중의원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폭발물 테러를 당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현장에서 긴급 대피해 다치지 않았다.
국가경찰기관의 핵심 요직을 맡고 있는 다니 위원장의 해당 발언에 비판 여론이 거세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미야구치 하루코 의원은 이날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다니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앞두고 사건에 대한 위기감과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 인물에게 요인 경호와 경비 책임을 맡겨도 되는가”라며 “‘장어 덮밥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다니 위원장과 출장지에서 사건을 보고받고 필요한 지시와 정보 수집을 계속했다”며 경질 요구를 거부했다.
일본에서 국가공안위원회는 경찰청과 함께 국가경찰기관으로 분류된다. 국가공안위원회는 개별 사안에 대한 지휘·감독은 하지 않으나 경찰청장과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경찰본부장 임명권, 경찰 활동 기준에 관한 규칙 제정권 등을 통해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다니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의미에서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긴장감을 갖고 직무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비판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아즈미 준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국가공안위원장으로서 긴장감이 부족해 재미로 한 농담일 수 있지만, 센스가 없다”며 “이런 사람 밑에서 경찰 전체가 긴장감을 갖고 G7 정상회의를 해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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