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및 불공정 채용 근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4.20. |
18개 정부 부처 중 고용노동부가 ‘연차 사용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로를 단속하는 부처가 정작 연차 사용도 제대로 못하고 과로에 시달리는 셈이다.
25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18개 부처의 지난해 연차휴가 평균 미사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고용부는 평균 연차 휴가일 18.44일 중 46.8%(8.63일)을 사용하지 못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가 그 뒤를 이었다.
4급(서기관) 이상 고위직 공무원들이 연차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부처가 대체로 연차 미사용 비율이 높았다. 고용노동부 4급 이상 공무원의 연차휴가 미사용일 평균은 11.04일로 법정 연차휴가일 20.33일 대비 약 54%를 사용하지 못했다. 고위직 공무원들이 연차를 사용하지 않을수록 8~9급 하위직 공무원들도 연차를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실측은 “고용노동부에서 연차 미사용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권장 연가 일수가 높게 설정된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처 별로 매년 권장연가일수를 정하고 이에 미달할 경우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고용부는 권장연가일수를 17일로 높게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비교해 고용부 공무원들이 일은 일대로 하고 연차휴가수당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에 소속된 근로감독관 수가 충분하지 않은 것도 ‘연차 사용 꼴찌’ 배경으로 꼽힌다. 2021년 기준 근로감독관은 총 3122명인데 5인 이상 사업장은 71만1000여곳(2020년 기준)에 이른다.
이 의원은 고용부 연차 미사용율을 짚으면서 “몰아 일하고 쉬라면서 주69시간제를 밀어붙이는데, 정작 직원들의 법정 연차 휴가일 사용 수준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 가정 양립 사회 구현을 위한 주무 부처 자격이 있나”라며 “이제라도 주69시간제를 폐기하고 직원들부터 쉬게 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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