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오후 7시14분쯤 중학생 A군(15)이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인근 건물에서 떨어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당시 사고 현장. / 사진=독자제공 |
지난달 경기 안양시에서 중학교 남학생이 건물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유족들은 타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찰에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4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5일 올해 15살인 A군이 한 건물에서 추락한 채 발견됐다.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이 출동해 응급실에 이송했지만 A군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A군은 사망 당일에도 학교를 다녀오고 친구와 보드게임 카페에 가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군은 이날 오후 7시쯤 친구와 헤어진 뒤 안양시 범계역 인근 건물로 들어갔고 오후 7시14분쯤 숨진 발견됐다.
현재 유족은 A군이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위로 올라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은 확보했다. 하지만 건물 꼭대기층과 비상계단에 설치된 CCTV는 상가 직원의 반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A군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직접 건물에 올라갔고 학업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유족들은 A군이 평소 학업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며 죽음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A군의 아버지는 머니투데이 기자에게 “아들은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돼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학원에서도 모두 최고 레벨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A군은 교우 관계도 원만한 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군 아버지는 “아들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등 인기가 많아 다른 친구들도 부러워했다”며 “집에서도 전날 가족들에게 화이트데이 초콜릿을 선물했고, 사고 당일에는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는 엄마 옷을 골라주는 등 순하고 착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의 카카오톡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이 있었다고 말했지만 유족들은 이와 관련된 내용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A군 아버지는 “해당 내용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했더니 (경찰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하라고 했다”며 “이후에 신청을 해서 수사보고서를 받긴 했지만 카카오톡 캡처 내용은 빠져있었다. 내용을 알려달라고 다시 요청했지만 자신들 부서에서 처리하는 게 아니라서 확인시켜주기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족은 사망 직전 함께 있었던 친구와도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지만 직접 통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A군 아버지는 “친구를 만나서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자 하였으나 친구 부모님의 강력한 반대로 만날 수 없다는 내용만 경찰에게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의 부모님과 어렵게 메일을 주고 받았을 때도 학업 스트레스가 일반 또래 아이들이 겪는 수준이었다고 했다”며 “가족으로서 편향된 마음을 배제하고 보더라도 이해 안되는 상황이 많은데 이에 대한 속 시원한 답변은 들을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죽음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며 “나중에 아이 얼굴을 볼 면목도 없다. 우리 아이의 억울한 죽음의 원인이 밝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변사 사건의 경우 1차적으로 중요한 건 타살 혐의가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라며 “동선과 주변인 진술 등 여러 정황을 비교해봤을 때 해당 사건은 범죄 혐의는 없다고 판단했다. 정확한 사망 동기를 파악하는 건 여러가지 여건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비추어봤을 때 학업 스트레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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